4월 30일 서울에서 남아공월드컵 때 우리나라 축구 대표팀이 입을 유니폼 공개 행사가 화려하게 열렸다. 한국뿐만 아니다. 세계 곳곳에서 월드컵 출전국들의 유니폼 공개가 요란하게 벌어졌다. '유니폼 공개가 뭐 그리 대단하냐?'는 얘기도 나올 수 있지만 유니폼을 각국의 축구 대표팀에게 입히는 대가로 천문학적인 돈을 쓰는 스포츠용품업체엔 중요하다. 경기 내내 유니폼에 선명하게 찍힌 자사의 브랜드 로고가 전세계 시청자들에게 '노출'되기 때문이다.
◆유니폼 전쟁
스포츠용품업체들의 첫 번째 관심은 자신들의 옷을 입고 뛰는 나라의 월드컵 성적이다. TV를 통해 이번 월드컵을 지켜볼 시청자가 총인원 400억명이 넘을 것으로 추정된다. 따라서 자신들이 만든 유니폼이 가능한 많은 경기에 나갈수록 '브랜드 눈도장'을 찍을 수 있는 기회가 높아지기 때문이다. 월드컵에서 우승할 확률이 높은 국가들을 잡기 위한 '유니폼 전쟁'도 치열하게 벌어지는 이유다.
이번 월드컵에선 아디다스의 약진이 두드러졌다. 가장 많은 12개국을 후원하는 양적인 측면과 함께 질적인 면에서도 다른 경쟁사를 앞선다는 평가다. 강력한 우승 후보 스페인, 아르헨티나, 프랑스, 독일 등을 잡은 것이다. 경쟁사인 나이키는 한국을 비롯해 브라질, 포르투갈, 네덜란드 등을 후원하고 푸마는 지난 대회 우승팀인 이탈리아와 카메룬, 코트디부아르, 가나 등과 손을 잡았다.
◆푸마의 저주
월드컵 시작 전 각국은 상대팀 전력보다 더 두려워하는 것이 있다. 1974년 서독월드컵부터 이어지고 있는 '펠레의 저주'다. 브라질의 축구 영웅 펠레가 칭찬한 팀이나 선수는 꼭 월드컵에서 '죽을 쒀왔기' 때문에 붙여졌다. 펠레가 우승팀으로 지목한 나라는 전부 꿈을 이루지 못했다. 우리나라도 지난 대회 때 펠레가 '16강 간다'는 망언을 퍼붓는 바람에 좋은 성적에도 탈락의 고배를 마셔야 했다.
2006년 독일월드컵에서는 펠레의 저주를 능가하는 '푸마의 저주'가 등장했다. 푸마 유니폼을 입은 나라는 대부분 조별리그 탈락의 고배를 마셨다. 그 중 토고는 우리나라 원정 첫 승리의 재물이 되기도 했다.
이번 대회는 어떨까? 우리나라와 같은 조를 이룬 나라 중에 푸마를 입는 나라는 안타깝게도 없다. 아르헨티나, 그리스, 나이지리아는 모두 아디다스 옷을 입고 뛴다. 이번 대회 때는 '아디다스의 저주'가 새로 등장하기를 기대할 수밖에.
정욱진기자 penchok@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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