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 21일, '부부의 날'은 기독교계 인사들이 주축을 이룬 부부의 날 위원회에서 낸 국가기념일 제정에 관한 청원이 2003년 12월 18일 국회 본회의에서 통과되면서 법정기념일로 제정되었다. 부부관계의 소중함을 일깨워 날이 갈수록 붕괴되고 있는 가정을 바로잡아 건전한 사회 및 국가를 이룩하고자 가정의 달인 5월에 '둘(2)'이 '하나(1)'가 된다는 의미를 담아 21일로 '부부의 날'이 제정된 데서 깊은 의미를 찾을 수 있다.
그러면 먼저 부부가 왜 중요한지부터 살펴보자. 첫째, 부부는 가정은 물론 사회, 국가와 인류 계승의 근간(根幹)이 된다는 사실이다. 둘째, 삶의 목표인 행복의 측면에서 볼 때 '나의 행복'을 좌우하는 가장 중요한 요소가 된다는 사실이다. 기혼자 1천5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행복한 삶을 위한 필수요소'의 한 조사 결과에서도 '행복한 부부생활'이 2위인 건강을 제치고 1위로 나왔다는 사실이 그것을 뒷받침하고 있다. 셋째, 건강한 부부, 화목한 가정은 밝고 희망찬 인류사회를 만드는 디딤돌이 된다는 사실이다. 즉 가정의 핵심인 부부가 화목해서 가정이 안정되어야 자녀교육 문제, 청소년 문제, 가정 붕괴, 사회 혼란 등 어두운 인간 사회의 갈등 문제도 해결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오늘날 우리 부부들의 현실은 어떠한가? 날이 갈수록 이혼이며 부부 불화, 가출, 별거, 외도, 가정폭력, 살인, 자살, 한 지붕 아래의 별거 등 불행을 자초하는 일들로 얼룩지고, 따라서 가정 붕괴와 사회 혼란이 계속 이어지고 있는 안타까운 현실이다. 겉으로는 번듯한 부부들인데 실제 생활에서는 옳은 부부 역할을 제대로 못하고 있는 경우가 허다하다는 데 눈을 돌려보자.
최근 여성가족부가 전국 남녀 50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에서 부부 약 10%가 한 달에 대화가 한두 번 정도, 약 30%는 월 한두 번의 가벼운 스킨십도 없어 약 40%가 무늬만 부부로 살고 있다는 사실은 매우 충격적이다. 나머지 60%는 정말 진정한 부부로 행복하게 살고 있는지 그것도 한번 생각해 볼 일이다. 요즘 대다수 부부가 살갑게, 그리고 즐겁고 행복하게 보내는 시간은 적고, 각자 따로 살아가는 데 더 익숙해져 있는 것이 오늘날 우리 부부들의 현주소가 아닐까.
물론 인간이 완벽한 존재가 아니기 때문에 부부생활에서 항상 즐거울 수만은 없고 갈등과 번민, 다툼도 따를 수 있다. 하지만 중요한 것은 부부는 무덤까지의 동반자인데도 너무 무관심한 것은 아닌지, 자기는 노력하지 않고 '나만의 편안함'을 위해 상대에게 끝없이 희생을 요구해 오지는 않았는지, 또한 행복하게 살아보자고 얼마나 연구하고 고민하고 노력을 해 왔는지 한번 반성해 볼 일이다. 외국 속담에도 '빨리 가고 싶으면 혼자 가라. 그러나 오래 가고 싶거든 함께 가라'는 말이 있는데 우리 부부들에게 시사하는 바가 크다. 즉 함께 오래 살아가기 위해선 속도와 나만의 욕심을 조절해서 화합된 마음으로 '둘'이 '하나'가 되어야 한다는 중요한 뜻을 담고 있다.
올해부터는 이 '부부의 날'을 정부도 우리도 귀중히 생각하고 활성화해야 한다. 정부는 '부부의 날'을 제정만 해 놓고 방관할 것이 아니라 범국민적 차원에서 홍보, 기념식, 부대행사 등으로 활성화하도록 지원해야 함은 물론 우리 스스로도 부부의 소중함을 깨닫고 부부의 날 하루만이라도 부부의 앞날을 위해 반성하고 분발해서 거듭나는 계기로 삼고, 또한 앞으로 부부만의 즐거운 행사, 부부 10계명을 제정하여 실천하기, 공동취미 생활하기, 침실 생활의 변화 등으로 새로운 부부문화를 창조, 발전시켜 나가야겠다. '부부 사랑은 다 같이 가꾸어야 함은 물론, 개선과 창조 그리고 뼈를 깎는 인내와 노력 없이는 그 어느 부부도 행복해질 수 없다'는 진리를 가슴 깊이 새겨두자.
김서규 전 대구시 중등학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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