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시장이 혼조세를 보이며 몸살을 앓고 있다. 20일 유가증권시장에서 코스피지수는 5.91포인트 내린 1,624.17로 장을 시작했지만 기관 매수세가 집중되며 반등에 성공했다. 코스피지수는 오전 9시 38분 현재 전일 대비 7.35포인트(0.45%) 오른 1,637.43을 기록했다. 외국인이 563억원의 매도세를 보이고 있는 가운데 기관은 686억원의 순매수에 나섰다. 원/달러 환율은 이틀 연속 상승하며 1,170원대로 올라섰다. 20일 서울외환시장에서 달러값은 오전 9시 17분 현재 전날보다 6.90원 오른 1,172원에 거래되고 있다.
◆불안과 수급불균형이 낳은 과잉 매도
국내 증시가 몸살을 앓는 가장 큰 이유는 외국인의 불안 심리다. 삼성증권은 최근 국내 증시를 두고 '의심이 불안을 낳고 불안이 투매로 이어지는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위기의 진앙지인 유럽에서 긴축과 성장 둔화에 따른 스태그플레이션(경기 침체 속 물가 상승) 가능성이 제기되고 독일의 금융주 공매도 금지, 4년 만에 최저치로 떨어진 유로화 등 불안을 느낀 외국인들이 안전자산 선호로 선회하면서 이머징 마켓의 자금을 회수하는데 열을 올리고 있다는 것이다. 실제 지난달 말까지 11조2천억원을 순매수한 외국인은 이달 들어서는 절반에 가까운 4조8천700억원을 순매도하고 있다. 오성진 현대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외국인이 자금 확보에 나서면서 유동성이 좋은 한국 시장에서 주식을 내다팔고 있다"며 "불안심리와 수급 불균형에 짓눌린 '오버 킬'(overkill·과잉 매도) 국면에 빠져 있다"고 분석했다. 신영증권 김세중 투자전략팀장은 "유로화 리스크는 최근까지 계속 있었고, 사실 최근 급락은 심리와 수급의 영향이 크다"며 "심리적 지지선이던 1,600선 중반을 깨고 내려가니까 시장이 동요하기 시작했고, 건재하던 IT나 자동차 등의 주도주마저 하락하니 동요가 더 커졌다"고 했다. 외국인이 주도주 중심으로 팔아치우자 비중을 늘려놨던 기관도 덩달아 팔면서 수급도 꼬이는 형국이다. 실제 최근 증시에 힘을 불어넣던 자동차, IT, 화학주의 약세가 두드러진다.
◆변동성 장세 당분간 계속될 듯
당분간 증시는 유럽 재정위기와 경기 하강에 대한 우려가 겹치며 쉽게 반등 모멘텀을 찾기 어려울 전망이다. 심리나 수급 여건도 좋지 않다. 전문가들은 코스피 중기 하단을 1,550~1,600선까지 낮춰잡을 것을 권하고 있다. 직전 저점인 1,650이 힘없이 붕괴됐고 1,600선 초반임에도 외국인 매도가 이어지고 있어 추가 하락 가능성이 높다는 것. 정인지 동양종금증권 연구원은 "코스피지수는 강한 반등 보다는 점차로 저점을 높이는 완만한 반등국면이 진행될 전망"이라며 "조정국면이 이어진다면 56주 이평선이 위치한 1,590선에서는 강한 지지가 예상된다"고 밝혔다. 지수반등이 강하게 나타나지 않으면 단기 조정폭이 커질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따라서 2월 초 지지선이던 1,560~1,580이 새로운 지지선이 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미래에셋증권 정승재 연구원은 "지수의 추가하락 가능성은 열어둬야하지만 하락 강도는 제한적일 것"이라며 "국내 증시가 대외 불확실성 속에서도 기업이익 전망 개선을 근거로 선전을 펼치고 있기 때문에 지수가 하락하더라도 조정 강도는 제한적"이라고 밝혔다.
중기적으로는 3분기까지 조정을 받은 후 강한 반등 흐름을 보일 것이란 분석도 나오고 있다. 대우증권은"지난해 3월 이후 강세장을 이끈 기업이익 개선, 글로벌 공조, 저금리 등 3대 축이 여전히 유지되고 있다"며 "3분기 초까지 조정이 이어지겠지만 이후 국내 증시는 재상승 국면에 접어들 것"으로 내다봤다. 대신증권도 국내 증시가 3분기까지는 부진을 면하기 힘들겠지만 4분기부터 내년 상반기까지 큰 폭으로 상승할 것으로 전망했다.
장성현기자 jacksoul@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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