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운동과 건강] (9)승마예찬론자 김현숙씨

하체 근력·자세교정·골반교정에 효과적

운동이라고는 골프밖에 몰랐던 김현숙(44'여'대구 수성구 만촌1동)씨가 승마를 알게 된 건 4년 전이었다.

"당시 골프를 친 지 10년 정도 되었거든요. 차츰 재미도 없어지고 슬럼프가 오더라고요. 과거에는 골프를 치면 홀을 많이 걸었는데 요즘은 전부 카트로 이동하니까 운동 효과도 크게 없어졌어요. 이래저래 골프가 지겨워지더라고요."

자동차를 타고 지나가다 문득 대덕승마장 푯말을 보고 무턱대고 찾아갔다. 그날 바로 말에 올라탔고 바닥에 떨어졌다. 보호장구를 입은 데다 바닥이 모래라 다치지는 않았지만 순간 정신이 없었다. "말이 천천히 가다 조금 빨리 움직였을 뿐인데 당황해서 떨어졌어요. 말을 타면 말등에서 오르락내리락하는데 그 동작을 말과 자연스레 일치시켜야 하거든요. 하지만 처음 타니까 몸이 경직돼 균형을 못 맞추고 떨어진 거죠."

이후로도 수시로 말에서 떨어졌다. 자꾸 말에서 떨어지니까 승마가 자신에게 맞지 않나 싶어 포기하고 싶은 마음도 많이 들었다. 하지만 뭔가 마음먹으면 끝까지 하는 김씨는 오기 하나로 버텼다.

6개월이 지나자 체력이 몰라보게 강해졌다. "아이들 운동회에서 엄마들 달리기를 하면 매번 꼴찌를 했거든요. 또 한번씩 지인들과 등산을 하면 저 혼자 뒤처지고 다음날 관절도 욱신욱신해 거의 집에 누워 있었죠. 골프를 칠 때도 하체가 잘 무너졌어요. 전반적으로 체력이 많이 약했죠. 하지만 승마를 배운 뒤로 그런 것이 싹 없어졌어요."

과거와 달리 골프를 치고 나도 별로 피곤함이 없고 거리 또한 예전보다 30~40m가 더 길어졌다. 언젠가부터는 하루 만에 골프를 치고 승마까지 병행할 정도로 체력이 좋아졌다. 매번 뒤처져 너무 싫었던 등산도 이제는 가뿐하게 다녀온다.

승마가 그렇게 체력에 좋을까. 살짝 의구심이 들었다. 그러자 김씨는 타 보면 안다고 강조했다. "얼핏 보기에는 승마가 편하게 보이지만 사실 무척 체력을 요하는 운동입니다. 30분 승마를 하면 헬스 1시간 하는 것과 운동량이 맞먹어요. 말에서 떨어지지 않으려고 온몸에 힘을 계속 주거든요. 특히 하체에 힘이 상당히 들어가 하체 근력을 키우는데 그만이지요. 말이 방향을 틀 때 채찍이 아닌 하체로 방향을 바꿔줘야 하니 운동이 절로 됩니다."

말을 타면서 상체를 항상 펴기 때문에 자세 교정에도 효과적이다. 여자들의 경우 대개 출산 후에 골반이 많이 뒤틀리는데 대칭 운동인 승마를 통해 그런 골반을 교정할 수 있다고 한다.

승마의 효과를 몸소 느낀 그녀는 지난겨울 작은아들에게도 승마를 시켰다. 겨울방학 한달 동안 내내 말만 타도록 했던 것. "고1인 아들이 체력이 많이 약했거든요. 한 시간 수업하면 한 시간을 자야 했죠. 하루는 담임 선생님이 저를 불러 아들이 수업 시간에 자꾸 잔다고 하더라고요. 그때 아들에게 너무 공부만 시킨 건 아닌가 싶었죠."

승마를 시키는 동안 아들과 싸우기도 많이 싸웠다. 아들은 말에서 자꾸 떨어지고 얼마 타지 않아 쉽게 지쳐 힘들어해서다. 그만두겠다는 아들과 계속하라는 어머니 사이에 실랑이가 벌어지는 건 당연한 일이었다.

하지만 지난겨울 집중훈련 덕분에 지금은 아들이 학교에서 조는 일이 잘 없다고 한다. "오후 9시까지 야간자율학습을 마치고 오전 1시까지 책상에 앉아 있어요. 예전 같으면 꿈도 못 꿀 일이죠. 아들도 말을 타고 난 뒤 체력이 많이 좋아졌다고 이야기하더라고요. 최근 교통사고를 당한 큰아들도 깁스를 풀면 승마를 시킬 생각이에요."

전창훈기자 apolonj@msnet.co.kr

사진.안상호 편집위원 shahn@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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