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적으로 유명한 관광 대국인 이탈리아는 BC 8세기 늑대의 젖을 먹으며 자란 로물루스가 팔라티노 언덕에 마을을 건설하면서부터 장대한 역사가 시작된다.
건국 이후 조금씩 세력을 확장해나간 이탈리아는 BC 27년에 이르러 북쪽으로는 영국, 남쪽으로는 사하라, 서쪽으로는 이베리아 반도, 동쪽으로는 이란에 이르는 대제국을 건설, 역사상 최고의 전성기를 누리게 된다.
이후 동로마와 서로마의 분열 등 여러 요인으로 인해 오랜 기간 침체기를 겪다 14~16세기에 걸친 르네상스 시기에 이르러 레오나르도 다 빈치를 비롯해 미켈란젤로, 라파엘로 등 조각'건축'토목'수학'과학'음악 등 다양한 방면에 뛰어난 인재들을 많이 배출하며 다시 한번 유럽 문화의 중심에 서게 된다.
#세계사에 빠지지 않는 특별한 매력
이토록 다양한 역사적 배경으로 인해 이탈리아에는 르네상스의 중심이었던 피렌체를 비롯해 물의 도시 베네치아, 로미오와 줄리엣의 무대 베로나, 예술의 도시 밀라노 등 저마다의 매력을 뽐내는 도시들이 많이 있어 연일 많은 여행자들을 불러들이고 있다. 많은 관광지 중 가장 유명한 도시는 누가 뭐라 해도 이탈리아의 중심 로마를 꼽지 않을 수 없다.
로마는 소매치기가 많기로 유명하다. 또 길거리에는 쓰레기와 담배꽁초가 난무해 처음 로마를 방문한 이들에게는 별로 좋지 않은 첫 인상을 남겨주는 곳이다. 하지만 '모든 길은 로마로 통한다' '로마는 하루아침에 이루어지지 않았다'와 같은 명언들을 남겼을 정도로 오랜 전통과 역사를 간직해 세계사를 이야기할 때 절대 빼놓을 수 없는 특별한 매력을 지닌 곳이다.
특히 오드리 헵번과 그레고리 펙이 주연을 맡았던 영화 '로마의 휴일'을 통해 로마의 매력이 세계인들의 마음속에 자리 잡아 영화가 개봉한 지 수십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영화 속의 장면을 떠올리며 많은 이들이 방문하고 있다.
#도시 곳곳이 역사 유적
로마 여행을 계획 중인 여행자들이 공통적으로 빠지게 되는 고민거리는 로마 관련 안내 책자나 가이드북에 빼곡히 나와 있는 수많은 볼거리들을 어디서부터 시작해 어떻게 봐야 할지, 그리고 그것들을 보는 데 얼마나 일정을 투자해야 할지에 관한 것이다.
로마는 오랜 역사를 간직한 곳답게 도시 곳곳에 유적, 박물관, 미술관 등 볼거리가 즐비하지만 로마 자체가 그렇게 크지 않고 대부분의 볼거리들이 로마의 중앙역인 테르미니역을 중심으로 쉽게 이동할 수 있는 거리에 몰려 있기 때문에 2, 3일 정도의 일정을 잡는다면 무리 없이 주요 볼거리들을 감상할 수 있다.
1942년 무솔리니에 의해 착공되었다가 전쟁으로 잠시 중단된 후 1950년에 완공된 테르미니역은 로마 여행의 중심으로 역내에 관광안내소, 환전소, 우체국, 식당 등 여행에 필요한 대부분의 편의 시설을 갖추고 있다.
테르미니역을 나오면 '눈의 산타 마리아'라고 불리는 산타 마리아 마조레 성당이 나타난다. 교황 리베리우스의 꿈에 나타난 성모 마리아가 눈이 내린 곳에 성당을 건축하라고 계시, 실제로 한여름에 눈이 내렸다고 전해진다. 이어서 보이는 산 피에트로 인 빈콜리 성당은 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성당 중 하나다. 순교자 베드로의 무덤 위에 자리 잡고 있어 우리에게는 성 베드로 성당이라는 이름으로 잘 알려져 있는 곳이다. 성당 이름 중 '빈콜리'란 '피에트로'(베드로)가 예루살렘 감옥 투옥 당시 묶였던 쇠사슬로 지금도 성당의 제단 밑에 간수돼 있다고 한다.
산 피에트로 인 빈콜리 성당은 4세기에 세워졌으나 라파엘로, 미켈란젤로 등 거장들의 손을 거치며 여러 차례 개축, 18세기에 이르러서야 현재의 규모와 모습을 갖추게 됐다. 성당 내부에는 이탈리아의 천재 예술가 미켈란젤로의 대표작 중 하나인 2.35m 크기의 모세상이 우아한 자태를 뽐내고 있다.
다음으로 가볼 곳은 영화 '글래디에이터'로 잘 알려진 콜로세움이다. '거대하다'라는 뜻의 콜로세움은 그 이름처럼 고대 로마 유적 중 가장 큰 규모를 자랑하는 4층으로 된 타원형 건물로 최대 지름 188m, 최소 지름 156m, 둘레 527m, 높이 57m의 크기에 출구가 80개에 이르며 무려 5만5천명에 달하는 관객이 입장할 수 있다. 강성했던 옛 로마 제국의 위용을 느껴볼 수 있는 곳이다.
#영화 속 장면을 따라
로마 시내 곳곳에는 크고 작은 아름다운 광장과 분수들이 많은데 그 중 여행자들이 많이 찾는 곳들은 대부분 영화나 문학 작품의 무대로 등장했던 곳이다. 영화 '로마의 휴일'에서 앤 공주가 아이스크림을 먹는 장면으로 유명해진 스페인 광장, 동전을 던지면 다시 로마로 돌아올 수 있다는 트레비 분수, 댄 브라운의 소설 '천사와 악마'의 무대인 나보나 광장 등이 대표적인 곳들이다.
137개의 계단과 트리니타 데이 몬티 교회(삼위일체 교회)가 있는 스페인 광장은 영화를 추억하며 찾아온 여행자들과 사랑을 속삭이기 위해 몰려든 이탈리아의 젊은 연인들로 매일 북적이는 곳으로 17세기 주변에 스페인 대사관이 있었다고 해서 스페인 광장이라는 이름이 붙었다고 한다.
광장 부근에는 세계적으로 명성이 높은 명품 쇼핑거리가 펼쳐져 있고 괴테, 바이런, 셸리 같은 유명 인사들에게 인기 있었던 그레코 카페도 자리하고 있다.
스페인 광장에서 도보로 15분 정도 걸으면 나오는 트레비 분수는 분수에 동전을 한번 던지면 로마를 다시 찾을 수 있고, 두번 던지면 사랑이 이루어지며, 세번 던지면 사랑하는 사람과 이별하게 된다는 전설을 갖고 있어 분수를 향해 동전을 던지는 사람들을 쉽게 볼 수 있다. 1762년에 완성된 바로크 양식의 트레비 분수는 교황 클레멘스 13세 때 분수 설계 공모전에 당선된 니콜라 살비의 작품으로 분수 중앙에 위치한 대리석 조각인 '냅튠신'과 '트리톤신'은 브라치의 작품이다.
이집트에서 가져온 오벨리스크가 우뚝 서 있어 로마의 중심이라 할 수 있는 나보나 광장에서는 중세의 모습이 그대로 남아 있는 도미찌아노 황제 경기장, 베르니니와 조반니 안토니오가 완성시킨 아름다운 세개의 분수를 감상할 수 있다.
로마에서 가장 활기가 넘치는 곳인 만큼 이탈리아인들과 같이 근처 노천 카페에 앉아 카푸치노를 마시며 하루의 일정을 마무리하기에 좋은 곳이다.
김종욱(여행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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