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 김범일 대구시장 선거 후보와 김관용 경북도지사 선거 후보는'꿩먹고 알먹는'유세전을 펼친다. 겉으로 보기엔 한나라당 후보들의 지원 유세지만 따져보면 자기 유세다. 골라 다니는 재미도 있다. 당 후보가 상대 후보에 밀리는 지역을 돌며 표심을 호소하면서도 자기 얼굴을 알린다. 비례·기초·광역의원·단체장 후보들에 국회의원까지 가세, '동맹관계'를 내세우는 속칭'1타 5피'전략이다.
김관용 경북지사 후보는 16일 선대위 발대식을 시작으로 경북 지역 곳곳을 순회하면서 지원유세에 나서고 있다. 박노욱(봉화), 김현호(문경), 장욱현(영주) 등 기초단체장 후보는 김 후보 일정에 맞춰 선거사무소 개소식 등 이벤트 날짜를 잡았다고 한다. 장 후보는 "예전 지방선거에서도 도지사 후보가 출현했느냐 여부가 유권자 표 행방에 영향을 미쳤다는 얘기를 들었다"고 말했다. 김 후보 측도 "도당 차원에서 선거 일정표 정리를 하는데 후보와 더불어 지원유세까지 배가되면서 '쌍끌이 유세'가 펼쳐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범일 대구시장 후보도 마찬가지. 그의 일정을 들여다보면 한나라당 후보가 고전하고 있는 일부 지역에 지원유세를 집중시키고 있다. 김 후보 측은 "대구시장으로서 인지도를 바탕으로 당 후보를 도울 수 있어 일석이조의 효과가 있다"고 전했다.
반면 야당과 무소속 후보들은 '나홀로' 고군분투 중이다. 그래서 대구경북 전역에 후보를 내지 못한 야권에서는 '오늘은 어디서 유세를 해야 하나'를 고민한다.'한나라당 독식'이라는 지역 특수성 때문에 중앙당 차원의 지원도 없다시피하다. 그래서 야당은 이벤트 유세를 펼치기도 한다.
민주당은 대구에서 단체장·광역·기초의원 후보를 11명밖에 내지 못했다. 권오성 공보실장은 "이승천 대구시장 후보의 얼굴 알리기가 버겁기는 하지만 어떤 면에는 기동력을 발휘해 '열심히 한다'는 이미지를 심을 수 있다"며 "'동에 번쩍 서에 번쩍'하면서 야당 후보도 아주 열심히 선거운동을 한다는 얘기를 듣고 있다"고 했다. 조직의 열세가 무조건 단점은 아니라는 얘기다. 민주당 입장에서는 특히 구청장 후보를 낸 동구와 달서구가 거점 지역이다. 최근 추미애, 정동영 국회의원의 지원 유세도 이뤄져 한층 고무된 분위기다.
'발칙한(?) 유세'는 인지도가 떨어지는 야권의 공략 무기다. '파란색은 질렸습니다. 색깔 좀 바꿔주세요'라고 호소하는 조명래 진보신당 대구시장 선거 후보는 26일 경북대에서 대학생 유권자를 상대로 '프리 허그'운동을 펼쳤다. '진보와 연애하세요'라는 슬로건으로 대학생 유권자 수십명을 안아 눈길을 끌었다.
윤병태 민주노동당 경북도지사 선거 후보는 '1인 피켓시위'로 유세전을 펼치기도 했다. 선거를 코앞에 두고 윤 후보는 명함 대신 피켓을 들었다. 25일 오전 김천시청 앞에서 윤 후보는 민노당 가입 혐의로 전교조 교사 134명이 파면·해임된데 대해 정부를 향해 피켓을 꺼냈다. 그는 "민노당의 정당 활동을 불법행위로 몰아가는 실질적인 선거 개입이자 관권선거의 부활"이라고 주장했다.
홍의락 민주당 지사 후보는 "같은 당 후보가 얼마 없어 얼굴을 알리기 위해 맨투맨으로 찾아다녀야 하는 어려움이 있다"며 "경북 전 지역을 다 돌겠다는 일념 하나로 스스로와 싸우고 있다"고 했다.
서상현기자subo801@msnet.co.kr
댓글 많은 뉴스
문재인 "정치탄압"…뇌물죄 수사검사 공수처에 고발
홍준표, 정계은퇴 후 탈당까지…"정치 안한다, 내 역할 없어"
세 번째 대권 도전마저…홍준표 정계 은퇴 선언, 향후 행보는?
대법, 이재명 '선거법 위반' 파기환송…"골프발언, 허위사실공표"
[매일문예광장] (詩) 그가 출장에서 돌아오는 날 / 박숙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