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자, 남아공으로!"
12일 오후 8시 대구시 동구 신천동 두산위브 아파트 입구. 한국의 월드컵 선전을 기원하는 현수막이 눈에 들어왔다. 주민 200여명이 만든 붉은 물결은 '오 필승 코리아' 외침과 함께 아파트 광장을 뜨거운 열기로 덮었다.
전반전 이정수가 첫 골을 넣자 주민들은 모두 자리에서 일어나 서로 얼싸안으며 기쁨을 만끽했다.
이번 월드컵은 이웃간의 정을 만들어내는 계기가 됐다. 대구 아파트 단지 곳곳에서 월드컵 응원과 함께 이웃사랑의 장을 마련한 것. 이날 두산위브 아파트 주민들은 하루 전부터 김밥과 부침개 등 음식을 마련해 이웃간 친목을 도모했다.
입주자대표회의 조철래(48) 회장은 "월드컵 응원을 이웃과 함께할 수 있는 방법을 의논하던 중 주민잔치를 벌이기로 했다"며 "아파트에서 나온 폐지를 팔아 모은 비용과 주민들이 십시일반 돈을 보태 응원 비용을 했다"고 했다.
주민들은 각자 다른 곳에서 응원을 하는 것보다 재미도 두 배, 정(情)도 두 배 늘어난다고 말했다.
엄동영(17)군은 "청구고등학교에서 응원을 하고 있었는데 이곳의 응원 열기를 더하기 위해 친구들과 왔다"며 "평소 인사만 했던 이웃들과 함께하니 더욱 친해지는 기분"이라고 웃었다.
이날 주민들이 예상보다 더 많이 참여하는 바람에 준비해둔 음식은 전반전이 끝나자마자 동났다. 경기 종료 휘슬이 울리면서 한국의 승리가 확정되자 주민들은 아파트 주변을 돌며 '대~한민국'을 외쳤다. 이 날만큼은 주민들 모두 '12번째 태극전사'였다. 조 회장은 "아르헨티나전에도 잔치를 마련해 한국의 두 번째 승리를 응원할 것"이라 말했다.
이날 두산위브 아파트 외에 수성구 두산동 대우트럼프월드 아파트와 달서구 월성푸르지오 아파트, 월성월드메르디앙 아파트 등도 주민잔치 겸 월드컵 응원전을 마련해 이웃간의 정을 나눴다.
채정민기자 cwolf@msnet.co.kr
노경석 인턴기자 nks@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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