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앗싸, 2대0. 10만원 벌었다."
2010 남아프리카공화국 월드컵 대회 그리스전이 끝난 지난 12일. 대한민국이 들썩인 이날, 한번 더 크게 웃는 이들이 있었다. 직장인 김성훈(37)씨는 그리스전이 있기 전에 직장 동료 20여명과 스코어 맞추기 내기를 해 이겼다. 1인당 1만원씩 돈을 걸었는데 대다수 직원들이 2대1, 3대1 스코어에 몰려 혼자서 10만원을 독차지 했다.
김씨는 "딴 돈으로 동료들과 간단한 피자 파티를 했다"며 "스코어 맞추기 내기는 월드컵의 쏠쏠한 재미"라고 했다.
2010 남아공 월드컵을 맞아 내기 열풍이 한창이다. 월드컵 내기는 그리스 전부터 불붙기 시작해 16강 진출의 분수령이 될 17일 아르헨티나전에서 정점을 맞고 있다.
유통업체들마다 경품을 내건 월드컵 경기 스코어 맞추기 이벤트를 진행 중이며 네티즌을 상대로 한 온라인 행사도 봇물을 이루고 있다. 몇몇 유명 인터넷 포털사이트에서는 스코어 맞추기, 득점자 맞추기 이벤트를 열고 있고 16일 현재 각 사이트마다 50만명 이상이 참가했다.
스포츠 경기 결과를 예측해 수익금을 챙길 수 있는 스포츠토토 역시 온라인을 통해 '15분 이내에 어떤 선수가 골을 넣을 것인지 맞추기', '스코어 맞추기' 등 월드컵 이벤트를 열고 있다.
월드컵 내기는 전 세계적 현상이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과 데이비드 캐머런 영국 총리도 최근 가진 양국 정상회담에서 양국 현안에 대해 논의한 뒤 월드컵 축구 내기를 한 것으로 알려지기도 했다. 오바마 대통령이 제안한 맥주 내기는 미국과 잉글랜드가 비기는 바람에 물거품이 됐다.
월드컵 스코어 맞추기 내기를 손님들과 벌이는 가게도 있다. 가게들은 '한국이 2대0으로 이기면 50% 할인' 등 조건을 내걸어 손님을 모으기도 한다. 기말고사가 한창인 대학 캠퍼스에서도 내기 열풍이 일고 있다.
계명대 주변 상인 김훈석(36)씨는 "우리나라 경기가 아닌데도 축구 경기 이후 함박웃음을 지으며 계산하러 오는 손님이 있는데 십중팔구는 내기에서 이긴 사람들"이라고 귀띔했다.
김태진기자 jiny@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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