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님 거기서 화내며 잔뜩 부어 있지 마세요
오늘따라 뭉게구름 뭉게뭉게 피어오르고
들판은 파랑물이 들고
염소들은 한가로이 풀을 뜯는데
정 그렇다면 하나님 이쪽으로 내려오세요
풀 뜯고 노는 염소들과 섞이세요
염소들의 살랑살랑 나부끼는 거룩한 수염이랑
살랑살랑 나부끼는 뿔이랑
옷 하얗게 입고
어쩌면 하나님 당신하고 하도 닮아서
누가 염소인지 하나님인지
그 누구도 눈치 채지 못할 거예요
놀다가세요 뿔도 서로 부딪치세요
-----------
하느님, 어느 시인이 감히 하느님을 꼬드기고 있네요. 근엄한 표정, 무거운 책임감 다 버리고 여기, '이곳'으로 내려오셔서 풀 뜯는 염소들과 어울려 편히 놀다 가시라고 하네요. "뭉게구름 뭉게뭉게 피어"오르는 건, 아마도 염소 영감이 하느님께 같이 놀자고 올려 보낸 풍선기별 같은 거라고 꼬드긴 시인도 하느님 닮아 참 천진무구하지요? 그렇기로서니 하느님, 이곳에서 하느님 닮은 염소들과 섞여 어울리는 대신 천진한 시인을 친구 삼아 노시려고 그새 '거기'로 데려가신 거예요? 그냥 내려오셔서 염소랑 "놀다가세요"라고만 했는데도 말이에요? 하느님, 더 이상 부끄러워만 마시고 이 들판으로 같이 내려 오셔서 염소들과 어울려 "뿔도 서로 부딪치"며 실컷 놀다가세요.
시인





























댓글 많은 뉴스
네타냐후, 사망설에 '다섯 손가락' 펴고 "우리 국민이 좋아 죽지"
김지호 "국힘 내홍이 장예찬·박민영 탓?…오세훈 파렴치"
'괴물' 류현진 "오늘이 마지막"…국가대표 은퇴 선언
이준석 '젓가락 발언' 따라 음란 댓글…작성자 결국 검찰 송치
전자발찌 40대男, 남양주 길거리서 20대女 살해…검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