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님 거기서 화내며 잔뜩 부어 있지 마세요
오늘따라 뭉게구름 뭉게뭉게 피어오르고
들판은 파랑물이 들고
염소들은 한가로이 풀을 뜯는데
정 그렇다면 하나님 이쪽으로 내려오세요
풀 뜯고 노는 염소들과 섞이세요
염소들의 살랑살랑 나부끼는 거룩한 수염이랑
살랑살랑 나부끼는 뿔이랑
옷 하얗게 입고
어쩌면 하나님 당신하고 하도 닮아서
누가 염소인지 하나님인지
그 누구도 눈치 채지 못할 거예요
놀다가세요 뿔도 서로 부딪치세요
-----------
하느님, 어느 시인이 감히 하느님을 꼬드기고 있네요. 근엄한 표정, 무거운 책임감 다 버리고 여기, '이곳'으로 내려오셔서 풀 뜯는 염소들과 어울려 편히 놀다 가시라고 하네요. "뭉게구름 뭉게뭉게 피어"오르는 건, 아마도 염소 영감이 하느님께 같이 놀자고 올려 보낸 풍선기별 같은 거라고 꼬드긴 시인도 하느님 닮아 참 천진무구하지요? 그렇기로서니 하느님, 이곳에서 하느님 닮은 염소들과 섞여 어울리는 대신 천진한 시인을 친구 삼아 노시려고 그새 '거기'로 데려가신 거예요? 그냥 내려오셔서 염소랑 "놀다가세요"라고만 했는데도 말이에요? 하느님, 더 이상 부끄러워만 마시고 이 들판으로 같이 내려 오셔서 염소들과 어울려 "뿔도 서로 부딪치"며 실컷 놀다가세요.
시인
































댓글 많은 뉴스
"울릉도 2박3일 100만원, 이돈이면 중국 3번 가"…관광객 분노 후기
李대통령 "박정희 산업화 큰 업적…비판 있지만 공적 누구나 인정" [영상]
취임 후 처음 대구 찾은 이재명 대통령, 핵심현안사업 지원 의지 강조(종합)
李대통령 지지율 51.2%, 2주째 하락세…민주당도 동반 하락
장동혁, '아파트 4채' 비판에 "전부 8억5천…李 아파트와 바꾸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