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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다운 삶] 대구보건대 서현규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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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을 채우는 봉사 "할수록 즐겁죠"

서현규 대구보건대학 물리치료과 교수가 정형전문도수치료법에 대해 시범을 보이고 있다. 이채근기자 mincho@msnet.co.kr
서현규 대구보건대학 물리치료과 교수가 정형전문도수치료법에 대해 시범을 보이고 있다. 이채근기자 mincho@msnet.co.kr

"지난해 네팔 카트만두에서 계명대 동산병원팀과 하계봉사활동을 갔을 때였죠. 한쪽 다리를 굽히지 못해 평생을 걷지 못하고 앉아서 생활한 현지 할머니를 40여 분간 정형도수치료를 한 결과 거뜬히 걸을 수 있었죠." 지켜보던 봉사팀과 현지인들로부터 박수가 터져 나왔음은 물론이다.

대구보건대학 물리치료과 서현규(49) 교수는 우리나라에서 260명밖에 없는 정형전문도수치료사이다. 정형도수치료란 인체의 600여 개 근육 섬유질과 206개의 뼈 구조, 교감 및 부교감 신경계 등 해부학과 생리학적 지식을 바탕으로 손을 이용한 물리치료를 말한다. 현재 전국에서 1만여 명이 과정을 밟고 있는 정형전문도수치료과정은 물리치료사 면허취득 후 5년이 지난 사람을 대상으로 해당학회에서 실시하는 320시간의 과정을 이수, 시험에 통과해야 주어지는 자격이다. 따라서 임상현장과 대학에서 28년째 물리치료를 해온 서 교수는 환자를 치료할 때 몸 안을 훤히 들여다볼 정도로 인체의 근골격계 구조에 대해 정통하다.

"저의 물리치료법은 아픈 부위를 만지기보다 안 아픈 곳을 주무르거나 눌러 아픈 부위의 기능을 회복시키는 운동기법을 기본으로 합니다."

정형도수치료는 디스크, 요통, 오십견, 관절염 등 근골격계 장애환자가 수술 않고 약물을 쓰지 않으며 전문가에 의해 언제 어디서나 통증완화와 기능개선 치료를 할 수 있는 게 장점이다. 이러한 서 교수의 약손이 더욱 빛을 발할 때는 바로 봉사현장에서다. 그는 대학에 부임한 후 1999년 봉사동아리를 창단, 올해로 12년째 학생들과 함께 농어촌의료봉사, 복지관 봉사 등을 해왔다. 또 여름방학엔 거의 빼놓지 않고 1주일씩 자부담 해외봉사를 하고 있다. 블라디보스토크, 네팔, 평양 등 의료혜택이 전무한 오지라면 그의 발길이 닿지 않은 곳이 없다. 올해는 몽골봉사가 예정돼 있다.

"봉사가 시작되면 환자 1명당 정형도수치료시간은 20~30분으로 하루 보통 40~60명의 환자를 치료합니다."

하루 16시간이 넘는 강행군이다. 하지만 서 교수는 결코 힘들지 않다고 했다. 통증이 나타나는 부위의 정통한 인체구조를 찾아 무리 없이 물리치료를 하기 때문이다. 학생들의 열과 성 또한 서 교수 못지않다는 귀띔이다.

"봉사활동은 그 자체로 저와 학생들에게 더 많은 것을 얻게 해줍니다. 학생들이 지역 봉사활동을 나가 어르신들의 손을 잡고 말벗이 돼 주며 불편한 곳을 치료하는 과정에서 이전에 없던 인성(人性)이 더욱 폭넓어지는 거죠."

그는 늘 부족한 개인의 마음을 채워 오는 것이 봉사의 행복이라고 했다. 여기에는 서 교수만의 독특한 교수법도 함께한다. 강의실에서 배운 이론을 봉사활동을 통해 실습함으로써 두 마리 토끼를 동시에 잡는다는 것. 행복감, 인성계발은 덤인 셈이다. 처음 5명의 학생으로 시작한 봉사 동아리 회원이 현재는 매년 50명의 학생들이 가입하고 있는 것이 그 방증이다.

'많은 사람들이 봉사로 정을 나눌 때 우리 사회는 더 밝게 될 것이다.' 서 교수의 평소 봉사지론이다. 그리고 그 봉사의 공로는 지난해 큰 상으로 되돌아왔다. 수상조건이 까다롭기로 유명한 '현대 아산상' 봉사부문 대상을 받은 것이다. 상금 1천만원은 전액 학생들 장학금으로 되돌렸다.

나를 낮춰 남을 어루만짐으로써 고통을 덜어주는 서 교수의 약손행진은 앞으로도 계속될 것이다.

우문기기자 pody2@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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