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시민기자] 50 길목서 재발견한 소중한 나의 일상

로봇
mWiz 이 기사 포인트

중소기업 근무 김영훈씨…시집 '인생 오십의 일상 이야기'펴내

바람이 불어 옵니다/어머니 떠나시던 날/그 날도 바람은 윙~하니 서글프게 불어와/몸서리를 치면서 울어 댔었죠/

오늘 그 바람이 다시 불어옵니다/어머니의 바람은 늘 그랬습니다/서글프게 불어와 귓전을 때리면서/애달픈 사내의 마음을/이토록 구슬프게 만들었었죠/

어머니 흔적마저 다 지우고/세상 기억 다 잊으려 하는데도/그 바람은 오늘도 어김없이/서글픈 소리를 내면서/내 발목을 부여잡나 봅니다/

이밤 오십줄이 넘은 그 사내는/모두들 잠들은 시간에/어머님의 아들이 되어/그 바람에 이불 자락 깊이 얼굴을 묻고서/소리없이 흐느껴 울지도 모르겠습니다/보고싶은 어머니/

-'어머니1' 중에서

"오십이 다가기 전에 뭔가 내 이름 석자로 된 것을 남기고 싶었습니다. 지난 삶 속에서 건져올린 자그마한 인생 이야기들을 그저 생각나는 대로 꺼적였습니다. 책을 읽는 분들에게 공감되기를 소망합니다."

김영훈(51·㈜대성 화이텍 이사) 씨는 최근 바쁜 직장 생활 속에서도 지금껏 자신이 살아왔던 소중한 삶의 이야기를 '인생 오십의 일상 이야기'라는 시집 한 권으로 펴냈다.

매일같이 기름 냄새, 기계, 쇳조각에 묻혀사는 스스로를 기름쟁이라고 얘기하는 김 씨는 일상의 업무 속에서 딱딱해지고 미소가 사라지며 점점 더 초라해지는 자신을 발견하고 어느날 문득 시집 한권을 내어야겠다고 마음먹었다고 한다.

지난 3월부터 글을 쓰기 시작해 완성된 시집은 210쪽 분량. "지하철에서" "하루를 살듯이"등 평소 일상 생활에서 느낀 감정과 "어머니" "군에 간 아들에게 보낸 편지"등 가족에 대한 이야기 등 100여 편이 실려 있다.

처음 10권만 만들어 가족 친지들에게만 선물했는데, 주변 사람들이 알고 책을 요청해 40권을 추가로 인쇄해 나눠주고 이제 1권만 본인이 소장하고 있다고 한다.

"기름쟁이라서 더 행복한 것도 있습니다. 모두가 싫어하는 그 기름 냄새를 삼겹살 냄새로 여길 줄 아는 아내가 있어서 더없이 행복했고, 그 기름 냄새로 이 나라 산업발전에 이바지했다는 자부심도 있습니다. 이 책을 우리 아이들에게 전해 줌으로써 자신감을 줄 수 있었고 동종업계에 근무하는 기름쟁이들에게 어떤 용기를 줄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합니다."

김 씨는 나이 예순이 되기 전에 자신이 하는 일과 기름쟁이들의 이야기가 담긴 수필집도 한 권 더 내는 것이 꿈이라고 밝혔다.

글·사진 권오섭 시민기자 imnewsmbc1@korea.com

멘토:김동석기자 dotory125@msnet.co.kr

최신 기사

mWiz
1800
AI 뉴스브리핑
정치 경제 사회
조국 혁신당의 조국 대표는 윤석열 전 대통령에 대한 비상계엄 사과를 촉구하며, 전날의 탄핵안 통과를 기념해 국민의힘 의원들에게 극우 본당을 떠나...
정부가 내년부터 공공기관 2차 이전 작업을 본격 착수하여 2027년부터 임시청사 등을 활용한 선도기관 이전을 진행할 계획이다. 국토교통부는 2차...
대장동 항소포기 결정에 반발한 정유미 검사장이 인사 강등에 대해 법무부 장관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한 가운데, 경남의 한 시의원이 민주화운동단체를...

많이 본 뉴스

일간
주간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