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태우 전 대통령 생가 복원사업(본지 8월 2일자 1면 보도)에 대한 찬반 논란이 빚어지고 있는 가운데 9일 김범일 대구시장이 이 사업의 본격적인 추진 의사를 밝혔다.
김 시장은 이날 오후 대구시청에서 기자 간담회를 열고 "노태우 전 대통령에 대한 평가는 다를 수 있지만 지역이 낳은 전직 대통령이라는 의미를 생각하면 생가를 현 상태로라도 시가 유지·보존·관리해주는 것이 필요하다고 본다"고 밝혔다. 김 시장의 이 같은 발언은 "비자금 조성 등으로 역사의 심판을 받은 노 전 대통령의 생가 보존에 시가 나서는 것은 합당치 않다"는 시민단체의 반대 의견에 대한 시의 공식 입장을 확인한 것이어서 주목된다.
김 시장은 또 "다른 지역에는 지자체들이 출신 대통령의 기념관을 건립하거나 보존하는 데 힘쓰고 있다. 전직 대통령 가운데 노 전 대통령 생가만 현재 방치되다시피 하고 있다"며 "노 전 대통령 측은 최근 대구시를 방문해 생가 기부채납 의사를 밝힘에 따라 생가 건물을 기부채납 받아 시가 관리하는 방안에 대해 시의회·동구청과 협의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다만 생가로 진입하는 파계로~대통령 생가~팔공산 순환도로 구간(2.3㎞)의 진입도로 건설과 생가 앞 주차장(1천600㎡) 조성사업에 대해서는 현재로서는 검토하고 있지 않다고 김 시장은 설명했다. 중·장기적으로 이 사업을 추진하겠다는 입장에서 한발 물러난 것이다. 이 사업에는 총 사업비 94억원이 들 것으로 추산돼, 이로 인해 생가 보존사업 추진 자체가 반대 여론에 직면할 수 있다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대구참여연대를 비롯한 시민단체들은 "노 전 대통령은 쿠데타의 주역일 뿐만 아니라 천문학적인 비자금 조성으로 역사의 심판을 받은 인사"라면서 대구시 차원의 생가 보존 사업에 반대 의견을 밝힌 바 있다.
대구 동구 신용동 팔공산에 있는 노 전 대통령 생가는 부지 466㎡, 건물면적 66.45㎡ 규모의 1층짜리 목조건물 3동으로 구성돼 있다. 노씨 종중 측은 지난해 건물 보수와 관리동 신축 등을 통해 생가를 새로 단장했다.
정욱진기자 penchok@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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