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12월 경남 밀양과 부산 가덕도가 경합 중인 동남권 신국제공항의 입지가 결정된다. 대다수 전문가는 가덕도보다 밀양의 손을 들어주는 데 주저하지 않는다. 접근성, 건설비, 부가 인프라 투자, 환경 등 모든 점에서 밀양이 가덕도를 앞서기 때문.
이처럼 많은 전문가가 동남권 신공항 입지로 예상하고 있는 밀양과 경남도청 소재지인 창원을 6일 다녀왔다. 밀양과 창원 등 서부 경남권은 신공항 유치를 위해 최종 확정 때까지 "고삐를 늦추지 말자"며 신공항 유치준비에 여념이 없었다.
◆더해가는 유치 열기
요즘 밀양시는 모든 일이 신공항으로 시작해서 신공항으로 끝난다. 술자리 건배사도 '신공항은, 밀양'으로 바뀐 지 오래라고 했다. 신대구부산고속도로 남밀양IC에서 내릴 때부터 밀양엔 이미 신국제공항이 들어서 있었다. '동남권 신국제공항, 밀양이 최적지'라고 적은 플래카드가 시가지 곳곳에서 펄럭이고 있었고, 택시와 시내버스에 달린 플래카드도 시내를 누비고 있었다.
우리 나라 3대 누각으로 꼽히는 영남루에서 가장 먼저 외지인을 반긴 것도 남천강 위에 떠있는 '신공항 최적지 밀양'이라고 쓴 애드벌룬이었다. 이곳에서 만난 한 할아버지는 "신공항이 밀양에 들어서는 것에 대해 밀양시민 중 모르는 사람이 없다"고 했다.
신공항 후보지인 밀양 하남읍 명례리 주민들도 "신공항이 밀양에 건설되기를 학수고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하남읍에는 3천900가구가 살고 있는데 신공항이 들어설 경우 절반가량인 1천800가구 주민들이 정든 고향을 뒤로하고 짐을 싸야 한다.
이 마을 이언희(72) 이장은 "3대째 이 마을에서 터전을 이어가고 있는데 고향을 떠나야하는 슬픔이 왜 없겠어. 하지만 젊은이들이 떠나면서 쇠락하고 있는 고향이 신공항으로 인해 국제적인 도시로 우뚝 선다면 모든 것을 감수할 수 있지"라고 했다.
◆상공인들이 힘을 보태요
신공항 후보지 밀양 하남과 인접한 동네인 경남도청 소재지 창원의 분위기는 어떨까.
창원은 지금까지는 다소 유치 열기가 시들했지만 최근 들어서는 밀양에 적극 힘을 싣기 시작했다.
경남발전연구원 마상렬 박사는 "지난해까지만 해도 '밀양 하남이든, 부산 가덕도이든, 우리와는 별 상관없는 남의 동네 얘기'라는 반응이 많았는데 요즘은 상황이 많이 변했다"며 "가덕도보다 밀양에 신공항이 생길 경우 창원이 챙길 수 있는 경제적 효과가 크기 때문인 것 같다"고 말했다.
밀양 하남과 인접한 창원 대산면이 배후단지 부지로 뜰 수 있다는 기대감 때문이다.
창원이 기업도시인 만큼 상공인들도 밀양 신공항 유치에 한목소리를 내며 힘을 보탤 준비를 마쳤다. 이곳에서 만난 한 기업인은 "그동안 기업활동에 얼마나 불편을 겪고 있는지 모른다. 반드시 동남권 신공항은 있어야 하고, 밀양에 들어와야 한다"고 강조했다.
"해외 출장 한번 가려면 이틀을 잡아야 합니다. 창원에는 KTX가 없어 밀양까지 갔다가 서울역에서 다시 인천공항으로 가는 버스로 갈아타야 해요. 해외 바이어들도 불편한 창원까지는 안 내려오려고 해요. 그냥 서울에서 만날 뿐입니다. 글로벌시대에 이런 기업활동이 말이 됩니까?."
창원상공회의소 김규련 조사홍보팀장은 "현재 창원산업단지나 마산 수출자유지역 등에서 나오는 물동량 70~80%가량이 부산 신항만을 이용하고 있는 등 항공물량이 많지 않아 그동안 공항 필요성에 대해 크게 느끼지 못했다"며 "하지만 앞으로 창원산업단지를 R&D 및 첨단산업 분야로 구조고도화를 추진하면서 항공물량이 급증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에 밀양 신공항은 창원발전을 위해서 반드시 필요하다"고 말했다.
정욱진기자 penchok@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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