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풍이 더위와 가뭄을 해소하는 비를 몰고 오지만 피해 때문에 반겨야 하나, 마나?"
불볕더위로 대구경북 곳곳에 물 부족 현상이 지속되면서 제4호 태풍 '뎬무(중국말로 비와 번개를 주관하는 여신)'가 11일 한반도에 상륙한다.
태풍은 대형 인명·재산 피해를 내기도 하지만 수자원을 공급하는 긍정적 효과도 기대할 수 있어 기상 전문가들은 가뭄 해갈에 도움이 되는 '착한 태풍'의 효과에 주목하고 있다. 관계기사 3면
◆뜸한 태풍 소식
매년 7, 8월이면 찜통더위와 함께 태풍이 한반도를 찾지만 지난해와 올해엔 태풍이 눈에 띄게 줄었다. 국가태풍센터에 따르면 30년(1971~2000년)간 연 평균 26.7개의 태풍이 발생했고 그 중 3.4개가 한반도에 영향을 미쳤다. 태풍 피해가 없었던 해는 지난해와 1920년, 1947년, 1988년 등 4차례뿐. 지난해 8월 발생한 8호 태풍 '모라꼿'은 대만을 휩쓸었으나 한반도에는 다소 많은 비를 뿌렸을 뿐 별 다른 피해를 입히지 않았다. 7호 태풍 '갈매기'만 중부지방에 강한 바람을 몰고 와 일부 피해를 줬을 뿐이다.
올해도 좀처럼 태풍 소식이 들리지 않고 있다. 예년 이맘 때라면 이미 10개 안팎의 태풍이 발생했을 테지만 올들어 '뎬무'가 4번째 태풍일 정도로 태풍 발생 횟수가 적다.
기상청에 따르면 지난해에는 차가운 대륙성 고기압이 확장하면서 태풍의 북상을 막았고 올해는 북태평양 고기압이 남쪽에 치우쳐 필리핀 근해에 머무는 바람에 태풍을 키우는 상승 기류 대신 하강 기류만 생성돼 태풍이 좀처럼 생겨나지 못하고 있다는 것.
◆뎬무, 가뭄 해소에 도움 될까.
태풍은 막대한 피해를 몰고 오는 달갑잖은 손님이지만 긍정적 효과도 가져온다. 기상연구소에 따르면 태풍은 강한 바람 등으로 대기 중 오염 물질을 제거할 뿐 아니라 바닷물을 휘저어 적조현상을 없애고 비를 뿌려 수자원 확보에도 도움을 준다.
특히 대구시에 따르면 가창댐과 공산댐 저수율은 각각 90.14%와 98.46%로 지난주(3일 기준) 96.12%와 100%에 비해 다소 줄어들고 있어 태풍의 긍정적 효과가 필요한 시점이다. 또 찜통더위와 열대야가 지속되고 있어 적당히 폭염을 식혀줄 비가 반가울 때다.
이 때문에 4호 태풍 뎬무가 긍정적 효과를 가져올지, 비 피해를 키울지 관심거리다. 10일 현재 '뎬무'는 동중국 해상에서 계속 북상, 11일 오전에 전남 해안을 거쳐 12일 오전 동해상으로 진출한 뒤 13일에는 울릉도 북동쪽 해상을 지나며 온대 저기압으로 변할 전망이다. 10, 11일 예상 강수량은 경북 북부 내륙지역이 30~60㎜, 대구와 경북 남부 내륙지역이 40~80㎜, 경북 동해안 지역은 40~100㎜다.
대구기상대는 "뎬무의 진로와 강도가 유동적이어서 긍정적 효과를 낼지 비 피해를 키울지 속단하기 어렵다"며 "다만 산사태, 저지대 침수 등 피해가 없도록 미리 신경을 써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채정민기자 cwolf@msnet.co.kr
황수영기자 swimming@msnet.co.kr
■한반도에 피해를 입힌 태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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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도 ㅣ 개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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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1년 ㅣ 1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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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2년 ㅣ 4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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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3년 ㅣ 4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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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년 ㅣ 5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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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년 ㅣ 1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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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년 ㅣ 3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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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년 ㅣ 3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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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년 ㅣ 1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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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년 ㅣ 0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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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국가태풍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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