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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원태의 시와 함께] 산삼 / 복효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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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생화 모임에서 산엘 갔다네

오늘 주제는 앵초

계곡을 따라 올라가다가

갑자기 내가 질문을 했네

만약 이러다가 산삼이라도 큰 놈 하나 캐게 되면

자네들은 누구 입에 넣어 줄 건가

잠시 고민들 하더니

친구 한 놈은 아내를 준단다

또 한 친구는 큰자식에게 준단다

그럼 너는 누구 줄 건데 하길래

나도 비실비실 큰딸에게 줄 거야 했지

그러고 보니,

에끼 이 후레아들놈들아

너도 나도 어느 놈 하나

늙으신 부모님께 드린다는 놈 없네

우리 어머니 들으시면 우실까 웃으실까

다행히 제 입에 넣겠다는 놈은 없네

더 다행인 것은 산삼이 없네

눈앞에 앵초 무더기 환하게 웃고 있네

------------------

저 역시 "후레아들놈들"에서 예외가 아닌 듯해서, 읽는 내내, 그리고 한참 후까지, 겸연쩍은 미소를 머금게 되네요. "다행히" 저도 산삼이 생기면 '가까스로' 제가 먹겠다는 생각은 먼저 들지 않을 것 같습니다. 하여간 "더 다행인 것은" 제게도 아직 산삼을 접할 기회가 없었다는 겁니다.

모쪼록, 만약에라도 언제고 제게도 어쩌다 산삼이 생긴다면, 오랜 세월 중풍 후유증에 고생하시며 기력에다 입맛마저 떨어져 여름 더위를 많이 힘들어하시는, 늙으신 어머님께 가장 먼저 드리겠다는 약속을 이렇게 공공연하게 해 놓고 봅니다. 공약(公約)이 공약(空約)이 안 되면 좋겠다는 심정입니다. 행여나 그럴 때가 온다면, 어머님이 "우실까 웃으실까"는 저도 잘 모르겠습니다.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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