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조현오 첫 말부터 "盧 발언 내 잘못"…국회 인사청문회

밋밋하던 野, 비판 의식 작심하고 총공세

국회 5개 상임위원회는 23일 인사청문회를 열고 이재오 특임장관, 진수희 보건복지부 장관, 이주호 교육과학기술부 장관 등 MB 측근 3인방을 비롯해 5명의 장관 내정자에 대한 인사 검증 작업을 벌였다. 20일 열린 이재훈·박재완 후보자 인사청문회에서 제대로 된 화력을 보여주지 못했다는 비판을 받은 민주당 등 야당은 이날 청문회부터는 작심하고 총공세를 폈다.

국회 운영위에선 이재오 특임장관 내정자에 대한 허위 학력 의혹과 대우조선해양 사장 연임 개입 의혹 등이 도마 위에 올랐다. 야당은 "이 내정자가 군복무 기간 동안 4년제 학교를 다녔다"며 국민대 졸업 자체를 허위학력이라고 주장하는 한편 "대우조선해양 사장 연임에 이 후보자가 영향력을 행사했다"며 공세의 고삐를 늦추지 않았다.

보건복지위에서 진수희 장관 내정자는 자녀의 미국 국적 문제 때문에 공격받았다. 야당은 "진 내정자의 딸이 한국 국적을 포기한 이후에도 건강보험 혜택을 받았다"며 "진 내정자가 고위 공직에 올라선 안 된다"고 주장했다.

교육위에서 이주호 교과부 장관 내정자도 야권의 예봉을 피하지 못했다. 야당은 이 내정자의 성과 위주 교육 방식에 대해 "MB식 무한 경쟁 교육시스템의 입안자"라며 공격했다.

농수산식품위에선 친박계 유정복 장관 내정자의 전문성 문제가 부각됐다. 기초단체장과 국회의원을 지낸 유 내정자가 농수산과 식품 분야에 전문적 식견이 없다는 야당의 지적이 제기됐다.

잇단 실언으로 구설에 오른 조현오 경찰청장 내정자에 대해 야당은 파상공세를 펼쳤다. 특히 노무현 전 대통령의 차명계좌 발언에 대해 책임을 물으며 조 내정자의 자진사퇴를 거듭 요구했다. 최근 불거진 조직폭력배 관련설도 제기됐는데 백원우 민주당 의원은 "서울지방경찰청 수사 2계에서 조 내정자가 강남에서 식당을 운영하는 조직폭력배 출신 A씨와 막역한 사이라는 첩보를 입수, 3월 내사해 4월 종결했다는 사실이 확인됐다"고 밝혔다.

답변에 나선 이 특임장관 후보자는 모두발언을 통해 "60평생에 한 번도 저에게 주어진 조그만 권력도 제 자신의 이익을 위해 사용해 본 적이 없다"며 "특임장관으로 임명된다면 우리 사회의 시대적 과제인 소통과 화합을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또 "정치·사회·문화·종교적 차이에 의해 발생하는 다양한 갈등을 해소해 나가는 데 혼신의 노력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 후보자는 "탄광촌 광부의 아들로 태어나 소작농의 자식으로 자라서 오늘에 이른 65년의 삶을 무엇하나 빼고 더하고 할 것 없이 말씀드리고 평가받겠다"고 말했다.

조현오 경찰청장 후보자는 23일 "노무현 전 대통령과 천안함 사고 유가족과 관련한 저의 사려 깊지 못한 발언에 대해 정중히 사과한다"고 말했다.

조 후보자는 모두발언을 통해 "노무현 전 대통령과 천안함 사고 유가족과 관련한 저의 사려 깊지 못한 발언에 대해 정중히 사과한다"며 "돌아가신 노 전 대통령께 송구스럽게 생각하며 유족 여러분과 국민들께 진심으로 죄송하다는 말씀을 드린다"고 밝혔다.

박상전기자 mikypark@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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