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결혼이민여성들 "다문화가정 우리가 돕자"

봉사단 창단…한국어·가사 등 봉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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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문화가족봉사단 창단 및 어울림한마당'이 2일 오전 대구시민체육관에서 열려 다문화가족 교류 활성화를 다짐하고 있다. 정운철기자 woon@msnet.co.kr

다문화 가정이 또 다른 다문화 가정 돕기에 나서겠다며 팔을 걷어붙였다. 다문화 가정 간 화합과 소통의 장을 마련하고 자원봉사자로 거듭나는 '다문화가족봉사단 창단 및 어울림한마당'이 2일 오전부터 대구시민체육관에서 열렸다.

결혼이민자 가정이 기존의 단편적 복지 수혜자에서 벗어나 주체적인 자원봉사자로 본격 참여하기 위한 것이다. 대구시와 대구다문화가족지원센터협회가 주관한 이번 행사에는 다문화가족봉사단 300명과 다문화가족 1천 명 등 1천500여 명이 참여했다.

다문화가족 봉사단은 대구의 6개 다문화가족지원센터 봉사단과 연계해 한국어교육 지원, 가사서비스 지원, 통'번역 지원, 복지시설 봉사, 다문화 가족간 교류 및 멘토 역할 등 다문화 가족 특성에 맞는 다양한 자원봉사 활동을 펼치게 된다. 대구의 결혼이민자와 혼인귀화자는 지난해 말 기준 5천321명.

이들을 지원하기 위해 만들어진 다문화가족지원센터는 2006년 6월 남구다문화가족지원센터가 대명동에 문을 연 뒤 대구에는 6곳의 다문화가족지원센터가 있다.

다문화가족봉사단 창단식이 있기 전부터 다문화가족을 돕고 있던 이들은 이번 행사로 연합 조직을 꾸린 셈이 됐다. 중국 출신 결혼이민자 이복춘(46·여·대구 남구 대명동) 씨도 그중 하나다. 이 씨는 "오늘 행사 전까지 2가구의 가사 도움과 문화 이해 등을 도왔다"며 "앞으로도 다문화가족의 멘토가 될 수 있도록 힘쓰겠다"고 밝혔다.

베트남 출신 결혼이민자 최유나(27·여·대구 남구 봉덕동) 씨도 "결혼이민자들이 가장 힘들어하는 언어문제와 가정문제 해결을 위해 돕도록 나설 것"이라며 "그들에게 힘이 되면서 나도 공부할 수 있는 좋은 계기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김연수 대구시 행정부시장은 "결혼이민자들은 지원받는 대상이었지만 이제 스스로 발벗고 나섰다. 이들의 활동을 위해 대구시에서도 지원에 적극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행사를 주관한 김진홍 대구다문화가족지원센터협회장은 "다문화가족 봉사단 창단이 있기 전부터 상당수의 결혼이민자들이 스스로 소식지를 만드는 등 봉사를 해오고 있었다"며 "이들이 추구하는 최종 목적은 스스로가 스스로를 돕고 의지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창단식에 이어 열린 다문화 가족 어울림체육대회를 비롯해 장기자랑, 중국 전통춤, 어린이 벨리댄스 공연 등 다양한 프로그램은 참가자들의 흥을 돋우기에 충분했다. 운동회와 같은 분위기에 참가자들은 스트레스가 풀린다며 아이처럼 좋아했다. 행사에 참가한 주향란(26'여'대구 서구 평리동) 씨는 "각 구별로는 1년에 1번씩 이것과 비슷한 행사가 있었지만 이번처럼 모두 모인 것은 처음"이라며 "다문화가족이 이렇게 많은 걸 보니 한국이 점차 개방되고 있다는 생각이 들어 좋다"고 말했다.

김태진기자 jiny@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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