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김태형기자의 사진토크] (12) 파란 하늘+α

#촬영제원=셔터속도 1/100초, 조리개 13, ISO 100, 16~35㎜렌즈, 플래시 촬영.

하늘이 청명한 계절이다. 유독 파랗게 맑고 높은 하늘은 가을 사진의 단골 소재다. 파란 하늘 촬영은 조금만 주의하면 초보자도 훌륭한 사진을 만들 수 있다.

▶해를 등지고 촬영

가장 중요한 것은 태양의 위치다. 태양을 어디에 두고 촬영하느냐에 따라 하늘은 파랗게 또는 뿌옇게 촬영되기도 한다. 파란 하늘은 태양을 등지고 촬영할 때, 즉 순광(純光)에서 가장 효과적이다. 앵글이 태양 쪽으로 향할수록 하늘색은 점점 뿌옇게 변한다. 특히 태양 근처에서는 제 아무리 파란 하늘도 색을 잃고 하얗게 변해버린다. 가을 하늘색은 맑은 날 이른 오전 또는 오후 늦은 시간대에 더욱 파랗게 보인다.

▶1~2스톱 노출 부족으로

태양을 등지고 하늘을 촬영할 때 적정노출보다 1~2스톱 부족으로 찍어보자. 노출보정 버튼을 활용해 1~2스톱 노출을 부족하게 하면 하늘은 더욱 파랗게 표현된다. 이때 앵글에 포함된 지상물은 실제보다 어둡게 촬영된다.

파란 하늘을 위한 불가피한 희생이다. 그러나 카메라 바로 앞에 위치한 지상물이나 인물 등은 플래시를 터트리면 노출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

하늘을 주제로 지상물을 배경으로 촬영할 경우 앵글은 하늘(주제) 부분이 3분의 2 이상 차지하도록 잡는 것이 좋다. 반대로, 하늘을 배경으로 지상물을 주제로 촬영할 때는 하늘에 스팟측광으로 노출을 맞춰야 하늘이 파랗게 표현된다.

▶파란색 +α로 스토리 구성

파란하늘 자체만으로도 멋있는 사진을 만들 수 있지만 여기다 +α를 가미해 보자.

뭉게구름, 갈대, 코스모스, 인물 등 적절한 주변 환경을 앵글 속으로 끌어 오면 파란하늘과 어울린 다양한 가을 스토리를 만들 수 있다.

사진은 파란 하늘 아래 빨갛게 익은 반시를 수확하는 장면을 플래시를 사용해 촬영한 것이다. 이 앵글에서 멀티측광으로 촬영하면 밝은 하늘과 다소 그늘진 감나무 부분의 노출편차로 인해 하늘은 뿌옇게, 감은 다소 노출부족으로 나타난다. 파란 하늘색을 살리기 위해 스팟측광으로 하늘 부분에 적정노출을 맞췄다.

이 때문에 상대적으로 노출이 부족해 어둡게 나타나는 감나무 부위는 플래시를 터트려 반시의 빨간 질감을 살렸다. 만일 감나무가 플래시의 유효거리를 벗어나 더욱 높은 곳에 위치했다면 감은 다소 어둡게, 또는 실루엣으로 촬영됐을 것이다.

◆[키워드] 순광((純光) 촬영

순광((純光)은 해를 등지고 촬영할때 처럼 피사체를 정면으로 비추는 광선을 말한다.

피사체를 중심으로 빛이 뒤에서 비추면 역광, 측면에서 비추면 측광, 앞과 옆의 중간쯤에서 비추는 빛은 사광이라 부른다. 일반적인 촬영에서 순광은 기피대상이다. 입체감 표현이 어렵기 때문이다.

그러나 파란 하늘 촬영에는 순광이 제격이다. 하늘색은 순광상태에서 더욱 파랗게 나타나기 때문이다. 순광 이외 역광, 측광, 사광 아래에서 입체감과 원근감 있는 사진을 만들 수 있다.

김태형기자 thkim21@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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