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해외채권형펀드 인기몰이…뭉칫돈 몰린다

직장인 김모(46) 씨는 최근 수익을 낸 ELS 상품을 조기 상환한 뒤 글로벌펀드에 재투자했다. 국내 주식형펀드나 ELS에 다시 투자하기에는 현재 주가가 너무 올랐다는 불안감이 컸기 때문이다. 김 씨는 "코스피지수가 올 연말까지 2,000선에 육박한다는 전망도 있지만, 추가 상승 여력에는 의구심이 들었다"며 "차라리 지속적인 수익을 내고 있는 해외 상품에 투자하는 게 낫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해외채권형펀드로 뭉칫돈이 몰리고 있다. 주식형펀드에 비해 투자 위험이 낮은데다 수익률 면에서도 주식형펀드를 능가하고 있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당분간 달러 약세 기조가 지속될 전망이어서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면서도 금리 인상 우려와 환손실 위험 등에 대비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해외채권형펀드 관심 집중

국내 주식형펀드는 연일 환매 몸살을 앓고 있지만 해외채권형펀드에는 자금이 꾸준히 들어오고 있다. 증권업계에 따르면 올 들어 9월까지 해외채권형펀드에는 1조2천602억원이 순유입됐다. 올해 초 6천억원 수준이던 잔액도 3배 가까이 커졌다. 반면 같은 기간 국내주식형 펀드에서는 11조6천758억원이 빠져나갔다.

수익률도 높다. 증권정보업체 에프엔가이드에 따르면 연초 이후 해외채권형펀드의 수익률은 10.74%를 기록했다. 이는 국내주식형(9.39%)이나 해외주식형(4.30%)에 비해 높은 수준이다. 최근 1년간 수익률로는 'AB글로벌고수익증권투자신탁(채권-재간접형)종류형' A형과 C형이 각각 18.97%, 18.39%로 가장 높은 수익을 올렸다. '블랙록USD하이일드증권투자신탁' A형과 '슈로더글로벌하이일드증권투자신탁H' A형도 17.76%과 16.44%의 수익을 냈다.

◆기대치 낮추고, 환율 변동성 조심해야

해외채권형펀드는 해외 국가나 회사가 발행하는 채권에 투자하는 펀드로 만기가 따로 없고 환매가 자유롭다. 수익률도 정기예금보다 훨씬 높고 시장이 나빠져도 하락폭이 작다는 점이 장점이다. 전문가들은 지금 시점이라도 해외채권형펀드에 투자하는 것이 나쁘지 않다고 조언한다. 달러 약세 기조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이면서 채권 가격도 강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그러나 금리 움직임과 환율 등은 반드시 살펴봐야 한다. 채권 가격과 거꾸로 가는 금리가 오르면 채권형펀드의 수익률은 떨어지기 때문이다. 최근 채권형펀드의 수익률이 높은 것도 저금리 기조가 상당기간 계속될 것이라는 기대 때문이다. 세계 경기가 예상보다 빠르게 회복될 경우 시장 금리가 가파르게 오를 가능성이 있다는 의미다. 해당국의 환율 변동도 불안 요소다.

해외채권형펀드의 경우 환율 변화에 따라 수익률이 달라질 수 있다. 수익을 10% 올려도 달러값이 10% 떨어지면 남는 게 없기 때문이다. 따라서 투자하려는 국가의 통화 강세가 예상될수록 해외채권형펀드에 유리하다.

대구은행 본점PB센터 윤수왕 센터장은 "주가가 더 오를지 불확실한 상황에서 해외 신흥국에 투자하는 채권형펀드는 좋은 투자 수단이 될 수 있다"며 "브라질 등 일부 신흥국 채권의 경우 절대금리도 높고 매력적이긴 하지만 환헤지가 되지 않아 환손실을 입을 수 있다"고 밝혔다.

장성현기자 jacksoul@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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