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기고] 지방외교시대, 경주 G20 통해 경북 위상 높이자

지방이 세계화의 새로운 경쟁 현장으로 떠오르고 있다. 통상, 관광, 문화 등 실질적 이익으로 연결되는 교류협력의 경우 지방에서 이루어지는 일이 급증하고 있다.

외교는 국방과 더불어 국가의 고유 권한에 속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도지사 취임 이후 지방외교를 주장하고, 지방 차원에서 외교 역량을 강화하기 위한 여러 방안들을 추진하고 있는 것은 외교도 중앙과 지방의 역할 분담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민선 4기 12조원에 이르는 투자 유치, 독도 영토수호 대책, 지자체 문화수출 1호로 기록된 앙코르-경주세계문화엑스포, 저개발국 빈곤 퇴치를 위한 새마을운동 보급 등은 지방외교가 왜 필요하고 얼마나 중요한지를 잘 보여준다.

앞으로 한 달간 대구·경북에서는 G20재무장관·중앙은행총재회의를 비롯해 세계한상대회, 세계대학생승마선수권대회, 월드그린에너지포럼 등 국제행사가 잇달아 열린다. 지방외교의 끈질긴 노력이 만든 결과물이다.

특히 이달 21일 가을이 아름다운 천년고도 경주에서 열리는 G20재무장관·중앙은행총재회의는 경북의 지방외교사에 새로운 지평을 여는 대사건이라 할 수 있다. 다음 달 11일 G20서울정상회의를 앞두고 열리는 G20재무장관·중앙은행총재회의는 여느 국제행사와는 격이 다른 행사다.

G20정상회의는 192개 UN회원국 중 지구촌을 이끌어가는 20개 나라의 정상들이 모여 국제경제 질서를 관리하고 새로운 규범을 만듦으로써 미래의 방향을 제시하는 모임이다.

세계경제 문제를 논의하는 지구촌 최상위 모임을 우리나라가 의장국 자격으로 개최하고, 그 모임의 주요의제가 마지막으로 조율되는 실무회의가 경주에서 열리는 G20재무장관·중앙은행총재회의인 것이다.

이 회의에는 G20의 재무장관·차관과 중앙은행총재·부총재, IMF 관계자 등 세계경제와 금융질서에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하는 핵심인사들이 대거 참석한다. 지구촌의 새로운 경제 질서를 만들게 될 G20정상회의와 직결되기 때문에 전 세계의 이목이 경주로 집중되는 것은 당연하다.

이번 회의는 G20정상회의의 성공을 위한 발판이다. 국가 역량에 맞게 국제사회에 새로운 역할과 의무를 다함으로써 더 큰 대한민국을 만드는 출발점이다.

대한민국이 세계로 도약하는 역사적 현장에 경북이 국제 외교무대의 중심으로 주목을 받으며 역할 분담을 하게 된 것은 감동적이고 영광스러운 일이다. 한껏 높아진 국가 위상에 손상이 가지 않도록 수준 높게 치러내야 할 책임도 함께 부여되어 있다고 본다.

경북에서 열리지만 나라를 대신해서 하는 일이라는 결의와 각오로 만전의 준비를 다하고 있다. 'G20재무장관회의 준비단'을 구성하고 경찰, 소방 등 관련기관은 물론 시민단체와 협력해 의전부터 안전, 질서에 이르기까지 선진국 반열에 오른 나라의 격을 높일 수 있도록 체계적으로 빈틈없이 챙기고 있다.

지구촌을 유지하는 G20 선진 국가들에 경북을 알릴 수 있는 좋은 기회이기도 하다. 경주를 찾는 손님들에게 우리의 찬란한 문화와 역사, 발전된 모습과 함께 수준 높은 선진의식을 보여줌으로써 경북의 이미지를 확실히 높일 수 있도록 준비하고 있다. 여세를 몰아 경북의 역량을 국내외로부터 다시금 확인받고, 새롭게 구축될 국제협력의 틀을 수출과 투자 유치 확대의 계기로 삼을 것이다. 무엇보다 본회의인 G20정상회의가 빛나는 모습으로 목격될 수 있도록 디딤돌을 잘 놓을 것이다. 이것이 지방외교시대, 경북에 주어진 역할이다.

(김관용 경상북도지사)

최신 기사

많이 본 뉴스

일간
주간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