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보' 삼성의 선동열 감독이 '야구의 신' SK의 김성근 감독을 처음으로 포스트시즌에서 만났다. 플레이오프에서 '문'(Moon) 두산의 김경문 감독을 따돌린 '태양'(Sun) 선 감독이 15일부터 펼쳐지는 한국시리즈에서 김 감독마저 제압할 수 있을 것인가에 관심이 모이고 있다.
두 감독은 나란히 두 차례 한국시리즈 우승 반지를 낀 명장으로, 세 번째 우승에 도전한다.
투수 출신답게 두 감독은 마운드에 큰 무게를 두고 경기를 풀어간다. 그래서 이번 시리즈는 '방패' 대 '방패'의 대결로 관심이 쏠린다.
두 감독은 닮았으면서도 다른 스타일의 야구를 펼친다. 둘 다 투수 출신이고 일본야구를 경험했다. 투수 출신답게 한 박자 빠르고 과감한 투수교체 등 마운드에 중심을 두고 있다. 그러나 스타일은 딴판이다.
선 감독은 '지키는 야구'로 불필요한 과정을 생략한 채 길목을 지켜 승리를 낚는다. 투수운용기술은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 올 시즌 5회 이후 리드 시 53연승 기록은 그 방증이다. 때에 따라선 포기도 빠르다. 확실한 야구를 추구한다.
반면 김 감독은 치밀한 계산과 관리를 밑바탕에 둔다. 투수를 자주 교체하지만, 해당투수의 컨디션과 과거, 미래의 등판 날짜를 모두 고려해 마운드에 올린다. 가진 자원을 총동원해 최대한의 효율성을 뽑아낸다. 필요에 따라서는 선발-중간-마무리의 보직이 따로 없다. 오로지 필승이다.
훈련 방식도 판이하다. 선 감독이 자율을 추구한다면 김 감독은 스파르타식이다. 선 감독은 플레이오프 5차전을 앞둔 12일 선수들에게 예정대로 휴식을 줬다. 훈련 못지않게 휴식도 중요하다는 생각이다. 김 감독은 전원이 뛰고 달리고 번트를 대는 '토털 야구'를 지향한다. 모든 건 기본기. 김 감독에게 어필하려면 훈련을 통해 보여줘야 한다.
데이터야구는 2007년 SK 감독을 맡은 첫 해, 우승을 이뤄내면서 꽃을 피웠다. 2008년에도 우승해 2년 연속 금자탑을 쌓았을 뿐 아니라 지난해에도 플레이오프를 거쳐 한국시리즈에 올라 4년 연속 한국시리즈 진출의 위업을 이뤄냈다.
선 감독은 1985년 프로에 입단해 한국 최고의 투수로서 이름을 떨친 뒤 삼성 지휘봉을 잡아 2005년, 2006년 연속 우승을 이끄는 등 성공시대를 구가하고 있다.
그러나 두 감독은 단 한 번도 포스트시즌에서 맞붙은 적이 없다. 2002년 LG 유니폼은 입은 김 감독이 삼성과 한국시리즈에서 맞붙은 적은 있지만 당시 선 감독은 투수코치였다.
올 시즌 두 팀 대결에서는 10승9패로 김 감독이 근소하게 앞섰다.
최두성기자 dschoi@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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