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영화다. 1999년 베를린 영화제 초청작이자, 그 해 부산국제영화제 초청작으로 국내 영화팬들에 소개된 적이 있는 이 작품은 끌로드 샤브롤 감독 최고의 작품이라고 하기에는 좀 부족하다. 잘 만들어진 추리물을 기대하는 관객에게는 조금 실망스러울 수도 있지만 샤브롤 감독이 즐겨 사용했던 긴장감 넘치는 소재의 매력을 충분히 느낄 수 있는 작품임은 분명하다. 아울러 다양한 인물들의 심리묘사가 눈에 띈다.
'거짓말의 한가운데'는 샤브롤 감독이 애용했던 긴장감이 흐르는 상황, 살인범으로 의심되는 모호한 인물, 그리고 제3의 인물과의 위태로운 게임을 벌이는 커플 등이 표현된다. 브루타뉴의 작은 어촌마을에서 발견된 목 졸려 죽은 10살 소녀의 시체. 수사가 진행되는 가운데 발생하는 두 번째 살인 사건. 죽은 10살 소녀 '엘로이즈', 젊은 형사 '프레드리크 르자주', 미술 선생님이자 엘로이즈를 마지막으로 본 '르네', 르네의 아내인 방문 간호사 '비비안느', 작가 '제르맹 롤랑 데모' 등이 등장한다. 마을은 일대 혼란에 빠진다.
처음부터 끝까지 긴장의 끈을 놓을 수 없는 상황 속에서 작은 시골 마을 사람들 사이의 의심과 갈등, 정체가 모호한 살인범, 그리고 한 남자 때문에 벌어지는 위태로운 부부관계 등을 차분하고 건조하게 그려낸다.
1930년 파리에서 태어난 끌로드 샤브롤 감독은 어려서부터 영화와 친숙한 환경에서 성장했다. 대학에서 법학과 약학을 공부한 그는 학업을 중도 포기하고 영화평론가의 길을 걷기 시작한다. 프랑수아 트뤼포, 자크 리베트 등과 함께 1950년대 말 프랑스 영화의 새로운 흐름인 '누벨바그' 탄생을 이끈 그는 1958년 '미남 세르주'를 발표하며 감독으로 데뷔하고 이름을 알린다. 이듬해 내놓은 '사촌들'도 평단과 관객의 주목을 동시에 받으며 감독으로서의 재능과 상업적 역량을 동시에 증명해 보인다. 이후 프랑스 사회와 부르주아의 모습을 해부하듯 그려냈다는 평가를 받는 작품들을 선보인 그는 '마담 보바리'(1991), '의식'(1995), '악의 꽃'(2002) 등의 대표작을 남겼으며 배우로서도 최근까지 활발한 활동을 펼치다가 지난 9월 12일 80세를 일기로 영면했다. 이동관기자 dkdk@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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