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이 보약'이라는 말이 있다. 잠은 뇌와 신체의 휴식과 회복에 절대적으로 중요하기 때문이다. 낮 시간 많은 활동으로 뇌와 신체의 세포는 망가지고 피로 물질이 몸속에 쌓인다. 잠은 이것을 배출시켜 뇌와 신체를 쉬게 하고 다친 세포를 복구한다. 수면 부족이 계속되면 피로물질 등이 충분히 배설되지 않기 때문에 쉽게 지치거나 초조하고 집중력이 없어지고 창조적인 발상도 불가능해진다.
운동이 심장건강을 유지해주고 수명을 연장하는 효과가 있다는 사실은 널리 알려져 있지만 유산소 운동이 수면건강을 증진하는 '천연 수면제'라는 사실을 아는 사람은 많지 않다. 미국 노스웨스턴 의과대학 연구진들은 최근 잠이 쉽게 들지 못하고, 잠 부족으로 일상생활에 어려움을 겪는 55세 이상 여성을 대상으로 운동 집단과 비 운동 집단으로 나눠 실험을 했다. 운동 집단은 30~40분간 유산소운동을 매주 4회씩 실시했다. 반면 비 운동 집단은 주 4회 45분짜리 요리 수업이나 음악 강의에 참여하는 등 다른 활동을 하도록 했다.
16주가 지난 뒤 운동에 참여한 사람들은 수면의 질이 개선되었으며 우울증상이 거의 사라졌다고 보고했다. 그들은 낮 시간에 더 많은 활력을 느꼈으며 잠 부족으로 인한 졸음은 줄었다고 했다. 또 스스로 '불량 수면 환자'에서 양질의 수면을 취하는 사람으로 바뀌었다고 진단했다.
나이가 들면서 다른 신체적 변화와 함께 수면 패턴도 급격한 변화를 겪는다. 쉽게 잠이 들지 못할 뿐 아니라 잠을 자다 깨기 쉽고, 아침에 일어나도 머리가 맑지 못하다. 노인들의 수면구조를 분석한 자료에 따르면 불을 끄고 침대에 누워 있다 해도 실제 잠을 자는 시간보다 깨어있는 시간이 더 많다.
중년과 노년층에서 잠이 부족해 만성피로와 스트레스에 시달리는 불면증 환자는 젊은 층에 비해 훨씬 많다. 50대 이상 인구의 50% 이상이 만성 불면증으로 고통받고 있으며 특히 여성들의 불면증 환자 비율이 훨씬 높다. 수면의 질이 나빠지는 것은 다른 신체 변화와 마찬가지로 노화의 한 과정으로 볼 수 있다.
유산소 운동이 어떻게 불면증을 개선하는지에 대한 기전은 명확하지 않다. 전문가들은 유산소 운동이 낮 시간대의 각성상태를 개선하는 엔도르핀과 신경호르몬의 분비를 풍부하게 하는 것과 관련이 있을 수 있다고 추정하고 있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유산소 운동으로 약을 사용하지 않고 수면의 질을 향상시킬 수 있다는 사실이다.
나이가 들수록 운동을 해야 하는 이유는 여러 가지이다. 우선 유산소 운동은 심장을 튼튼하게 해 협심증이나 심근경색 같은 심장병을 예방해준다. 고지혈증을 개선하고 고혈압을 완화하며 정상 혈당을 유지하도록 하고 당뇨병으로 인한 여러 가지 합병증을 감소시킨다. 여기에다 불면증까지 개선해주는 효과가 있다는 것이 확인됐다. 운동은 지금까지 인류가 개발한 어떠한 명약보다도 더 좋은 천연 항 노화제인 셈이다.
운동사'medapia@naver.com
댓글 많은 뉴스
문재인 "정치탄압"…뇌물죄 수사검사 공수처에 고발
홍준표, 정계은퇴 후 탈당까지…"정치 안한다, 내 역할 없어"
[매일문예광장] (詩) 그가 출장에서 돌아오는 날 / 박숙이
대법, 이재명 '선거법 위반' 파기환송…"골프발언, 허위사실공표"
세 번째 대권 도전마저…홍준표 정계 은퇴 선언, 향후 행보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