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 176개 나라에 700만 명의 동포들이 살고 있어요. 이들을 한데 묶는 네트워크 작업은 요즘같이 글로벌화가 빠르게 진행되는 시대에는 무척 중요합니다. 그들은 민족적 자산입니다."
제9차 세계한상대회 참석차 18일 대구를 찾은 재외동포재단 권영건(64) 이사장은 "재외동포의 민족적 자산은 엄청나다. 특히 경제가 최대 화두인 이 시기에 재외동포가 쌓아온 기반을 잘 활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중국이 세계 2위의 경제 대국으로 올라선 배경에는 전 세계에서 뛰고 있는 6천만 명이 넘는 화상(華商) 자본이 밑바탕이 됐다는 것은 널리 알려져 있지요. 이스라엘의 뒤에는 미국사회의 핵심 요직을 차지하고 있는 유대인 네트워크가 있음은 두말할 나위도 없어요. 최근 뜨고 있는 인도는 어떻습니까? 2천만 명의 재외 인도인인 인상(印商)도 선진국의 주류사회로 진입하면서 위력을 떨치고 있어요."
권 이사장은 "최근 한상(韓商)의 경제력이 무시할 수 없을 만큼 커졌다는 점에서 주목해야 한다"며 "이들과 모국이 협력한다면 무엇이든지 할 수 있다"고 말했다. "한상을 비롯한 재외동포가 화상이나 인상, 유대인보다 못하란 법이 없어요. 그들에 비해 이민의 역사는 짧을지 몰라도 끈끈한 애국심은 누구에게도 뒤지지 않아요. 더구나 한국인 특유의 끈기와 강인함, 근면성이 바탕이 된다면 못할 일이 없지요."
경북 안동이 고향인 권 이사장은 대구에서 열리는 세계한상대회가 대구경북의 경제를 견인하는데 도움이 되기를 기대한다는 말도 잊지 않았다. "남미에 가봤더니 여성의류 시장의 50%를 한상들이 장악하고 있더군요. 또 LA 등 북미에서도 엄청났어요. 이번 대구한상대회에 전 세계를 주름잡는 섬유 분야 한상들이 대거 모였어요. 섬유도시였다 최근 주춤한 대구가 이들과 손을 잡고 범태평양 섬유네트워크를 형성한다면 그 부가가치는 대단할 겁니다."
권 이사장은 올해 9회째를 맞는 등 연륜이 쌓이고 있는 세계한상대회를 더욱 활성화시키는데 노력하겠다고 했다. "세계에서도 인정받는 한상을 하나의 네트워크로 묶고, 국내 기업인과 연결시켜 주는 고리 역할을 하는 것이 바로 세계한상대회입니다. 지금까지 네트워크 구축에 노력해 왔다면 앞으로는 국내 기업인들이 자사 제품을 전시하고, 방한하는 한상이 바이어가 되는 한민족의 큰 장터로 자리매김하게끔 할 생각입니다."
이를 위해 그는 "한상을 화상과 인상을 뛰어넘는 글로벌 경제네트워크로 키우는데 우리 정부도 전략적인 지원과 관심도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권 이사장은 1983년 안동대 사회과학대학 행정학과 교수로 임용된 뒤 1999~2007년 8년 동안 안동대 총장을 역임했다. 이후 2008년 8월 임기 3년의 재외동포재단 이사장을 맡아 서울에서 활동 중이다.
정욱진기자 penchok@msnet.co.kr 사진·우태욱기자 woo@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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