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운동과 건강] ⑭운동에도 때가 있다

신체상태 따라 운동시간'형태 다르게…고혈압 환자 새벽 운동 삼가야

사람들의 운동 시간은 제각각이다. 아침에 일찍 일어나 조깅을 즐기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야심한 밤에 트레드밀 위를 달리는 사람도 있다. 일부 직장인들은 점심시간을 이용해 헬스장을 찾기도 한다. 그러면 운동은 언제 하는 것이 적절할까? 운동과 시간의 관계에 대해 알아봤다.

◆고혈압'당뇨 환자는 새벽 운동 금물

인간의 생리현상은 24시간을 주기로 같은 시간대 에 반복해서 일어난다. 흔히 생체리듬이라고 부르는 것이다. 밤이 되면 졸리고 아침에 정신이 맑아지는 것이 대표적인 사례다. 전문가들은 생체리듬을 거스르는 운동은 오히려 독이 될 수 있다고 말한다. 고혈압이나 당뇨가 있는 사람이 새벽에 조깅하는 것은 생체리듬에 반하는 일이라는 것. 혈압은 재는 시간에 따라 다르게 나타나는데 하루 중 혈압이 가장 높은 시간이 잠자리에서 일어났을 때다. 이때 측정한 혈압은 당일 최저 혈압보다 20% 정도 높다. 오전 8~10시에 심장마비에 걸릴 위험이 오후 6~8시보다 배 높다는 연구결과가 이를 뒷받침한다. 혈압과 달리 혈당은 보통 새벽에 최저로 떨어진다. 당뇨병 환자가 공복상태에서 새벽에 운동을 할 경우 치명적인 저혈당이 올 수 있다. 따라서 고혈압, 당뇨 등의 질환이 있는 사람은 새벽 운동을 삼가는 것이 바람직하다.

◆밤 운동은 가볍게

몸이 휴식을 취해야 할 밤에 운동하는 것도 생체리듬을 거스르는 행위다. 운동 능력이 떨어지는 밤에 격렬한 운동을 하는 것은 불면증의 원인이 된다. 운동이 교감신경을 자극해 뇌가 예민해지기 때문이다. 하지만 가벼운 운동은 수면제 같은 역할을 한다. 운동 후 미지근한 물로 샤워를 하면 긴장이 완화돼 숙면에 도움이 된다. 전문가들은 생체리듬 관점에서 보면 최적 운동시간은 오전 10~11시와 오후 3~4시라고 말한다. 문제는 대부분의 사람들이 이 시간대에는 일을 한다는 사실이다. 불가피하게 새벽 또는 밤에 운동을 해야 한다면 늘 같은 시간대에 운동하는 것이 중요하다. 운동이 동일 패턴으로 지속되면 신체가 적응을 하기 때문이다.

◆점심시간 자투리 운동은 역효과

보통 가벼운 운동은 식후 1시간, 격렬한 운동은 식후 2시간쯤 지난 뒤에 하는 것이 좋다. 점심을 서둘러 먹고 남은 시간을 활용해 운동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소화가 안 될 뿐 아니라 운동효과도 떨어지기 때문이다. 점심 시간 때 운동을 해야 한다면 차라리 공복 상태에서 운동을 한 뒤 식사를 하는 것이 좋다. 운동을 하면 신진대사가 촉진되기 때문에 운동 후 식사를 하면 소화가 촉진된다. 또 식후에는 혈압이 조금 상승한다. 고혈압 환자의 경우 식사 직후 운동을 피해야 하는 이유다.

◆피로 쌓였을 땐 쉬어라

신체 상태에 따라 운동량을 조절하는 것도 생체리듬에 순응하는 길이다. 전날 과음을 했거나 잠을 설친 경우, 과중한 업무로 피로가 쌓였을 때는 강박적으로 운동을 하기보다 3, 4일 휴식을 취한 뒤 운동을 재개하는 것이 좋다. 본운동을 하기 전 준비운동을 해야 하는 것도 생체리듬과 관련이 있다. 준비운동은 운동할 준비가 되어 있지 않는 신체를 깨우는 사전 작업이다. 준비운동을 통해 체온을 상승시키고 혈류량을 증가시키면 운동 중 부상 등을 예방할 수 있다.

◆운동도 편식은 곤란

음식과 마찬가지로 운동도 편식을 하면 안 된다. 유산소운동과 근력운동, 유연성운동을 함께해 주는 것이 운동 효과를 높이는 지름길이다. 빨리 걷기, 달리기, 수영, 자전거 타기 등 유산소운동과 덤벨 등 근력운동, 스트레칭 등 유연성운동을 병행해야 심폐지구력, 근지구력, 관절 가동력 등이 고루 향상돼 균형 잡힌 신체를 만들 수 있다.

이경달기자 sarang@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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