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곳곳에는 제대로 된 진료를 받지 못해 병을 안고 살아가는 이들이 너무도 많다. 이에 많은 국제구호 NGO에서 열악한 환경에 처한 개발도상국 국민들을 도우려는 노력을 하고 있지만 아직까지는 그 노력이 충분치 않은 실정이다. 더군다나 많은 국제구호 NGO의 우선 순위가 교육이나 인프라 건설, 그리고 치명적인 질병으로부터의 구제이기 때문에 생명에 직접적인 위험을 가하지 않는 선천성 안면기형 등을 가진 이들은 국제구호 NGO의 사각지대에 놓여 있다.
아직도 동남아시아 등 많은 개발도상국에는 수많은 안면기형을 가진 아이들이 태어나고 있고 경제적 어려움과 의학기술의 부족, 의료시설의 미비, 그리고 사회적 관심의 부재 등으로 적절한 시기에 치료를 받지 못해 평생 기형인 채로 살아가야 하는 경우가 많다. 구순구개열의 경우 적절한 시기에 치료를 받지 못하면 언어기능, 청력기능의 장애는 물론이고 호흡기 질환까지 가지게 되는 경우가 많이 있다.
이에 따라 계명대 동산의료원장을 지낸 강진성 계명대 명예교수가 퇴직금 전액을 출연하고 그의 제자 성형외과 의사들과 뜻을 모아 '지오스트'(JIOST·Jinsung International Outreach Surgical Team-진성해외의료봉사단)라는 단체를 결성했다.
2002년부터 해외 의료봉사활동을 시작한 지오스트는 연 2회 해외에 나가는 것을 원칙으로 지켜오고 있다. 주로 구순열, 구개열 등의 선천성 안면기형, 화상으로 인한 안면추형, 화상 후 반흔구축으로 인한 운동장애와 변형, 다지증, 합지증 등의 선천성 손발기형 등 고도의 전문 성형수술이 필요한 환자들을 대상으로 수술을 해주고 있다. 현재까지 요르단, 스리랑카, 필리핀, 몽골 등에서 많은 환자들을 수술해줬다.
지오스트의 활동은 수십 년 전 한국이 외국으로부터 받았던 은혜를 갚음과 동시에 수술을 받는 환자와 가족들에게 도움을 주는 것은 물론이고, 수술을 시행하는 현지 병원의 의사와 직원들뿐만 아니라 환자와 가족들이 속한 지역사회, 나아가 그 국가에 한국의 선진 의료기술을 알리는 좋은 기회가 되고 있다는 평가다. 또한 국내적으로는 성형외과 의사들이 앞장 서 도움이 필요한 곳에서 가진 것을 나눔으로써 노블레스 오블리주의 미덕을 확산하고 인도주의적인 의료봉사와 사회봉사를 통해 한국의 위상을 높이는 외교관 역할도 동시에 하고 있는 것이다.
김덕영 원장은 "세계 곳곳에는 아직도 제대로 된 진료를 받지 못해 병을 안고 살아가는 이들이 많다"며 "지오스트는 가난한 나라, 도움이 필요한 곳에 가서 우리가 가진 것을 함께 나누며, 그들의 아픔을 치료하며 세계 곳곳을 누비며 활동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지오스트는 올해 봄에는 몽골에 의료봉사를 다녀왔다. 지오스트 활동에 참여하는 사람들은 대부분 의사들로, 강진성 원장의 50여 명의 직속제자들이다. 현지에 도착하기 2, 3달 전에 지역을 선정하는데 현지기관에서 요청이 들어오는 곳을 우선 순위에 두며, 수술실은 사용할 수 있는지 마취장비와 여러 수술시설 준비상황은 어떠한지 등을 알아보고 종합적으로 고려해서 지역을 선정한다. 올 가을에는 필리핀 바기오로 의료봉사를 갈 예정이다.
박성근 원장은 "의료봉사를 한번 다녀온 사람들은 이 일의 중요성과 필요성을 깨닫게 되며 자연스레 자신이 하고 있는 일 또한 얼마나 중요한지를 느끼고 더 노력하는 모습들을 볼 수 있다"며 "매년 더 많은 사람이 모이게 된다"고 했다.
지오스트 봉사단은 의료팀과 지원팀으로 나뉘는데 의료팀은 보통 5, 6명으로 성형, 그 외 분야의 의사들이며 지원팀은 짐을 나르기도 하고 음악회를 열거나 현지 아이들에게 미리 준비한 선물을 주는 등 도움을 주고 있다. 김덕영 원장은 "지오스트가 그동안 해외의료봉사활동을 한 실적을 인정받아 외교통상부 산하 법인이 됐다"며 "앞으로 장기적으로 활동을 지속하려면 정기적 후원이 많이 필요한 만큼 많은 격려와 참여를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이대현 사회2부장 sky@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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