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산인해 (人山人海). 중국 상하이 엑스포 현장엔 사람이 산을 이루고 바다를 이룬다는 말이 실감났다. 상하이엑스포 주최 측에 따르면 5월 1일 개막한 이곳 누적 관람객은 지난달 12일 기준으로 무려 5천만 명. 주최 측은 31일 폐막 때까지 7천만 명이 다녀갈 것으로 보고 있다.
문화올림픽이라 불리는 엑스포 행사는 각국의 문화와 예술, 산업 수준을 알리는 자리이다. 상하이 엑스포는 규모와 전시 내용 면에서 역대 최대를 자랑하며 150여년의 엑스포 역사를 새로 쓰고 있다. 매일신문사와 자매 결연을 맺고 있는 중국 저장(浙江)성 닝보일보그룹 초청으로 최근 상하이 엑스포를 찾아 막바지를 향해 가고 있는 지구촌 대축제의 장을 들여다봤다.
◆인류 최대 전시장, 상하이 엑스포
상하이 엑스포 전체 면적은 무려 5.28㎢에 달한다. 국내 웬만한 중소도시를 훌쩍 능가한다. 참가 규모 역시 역대 최대. 190여개 국과 50여 국제기구가 참가했다. 모든 관을 다 돌아보려면 족히 10일을 투자해야 한다.
상하이 엑스포에 참가한 각국 전시관은 그 나라 최고 수준의 건축, 도시 문화를 선보였다. 가장 이색적인 전시관은 단연 사우디아라비아관이다. 마치 공중에 떠 있는 듯한 배를 연상시키며 'Moon Boat(달 모양의 배)'라는 별명을 얻었다.
한국관 역시 인기 있는 곳이다. 외벽에 한글 문자를 응용한 입면 효과를 내 호평을 얻었고, 한류 붐을 타고 관람객이 몰리고 있다.
그러나 엄청난 인파 때문에 인기 전시관을 제대로 구경하기가 쉽잖았다. 하루 평균 최대 100만 명 넘게 몰리다보니 인기 있는 전시관은 몇 시간이나 줄을 서야 한다.
◆닝보 텅터우관
이날 취재진이 방문한 곳 중 하나는 닝보 텅터우(藤頭)관이다. 텅터우관은 대륙·국가·주제 별로 나눠진 상하이엑스포 다섯(A~E) 구역 가운데 E구역 선진도시전시관(UBPA=Urban Best Practice Area)에 위치해 있다.
텅터우관이 상하이 엑스포에서 갖는 의미는 남다르다. 텅터우는 저장성(浙江省) 펑화(奉化)시에 위치한 농촌 마을로, 텅터우관은 200여 개가 넘는 상하이 엑스포 전시관 중 유일하게 마을 단위의 관이다. 농업면적 742㎡에 311가구, 인구 791명이 거주하는 작은 마을지만 유엔이 지정한 세계 10대 자연친화적 마을(Harmony Village)가운데 하나로 선정될 만큼 지명도가 높다.
텅터우촌은 1970년대 농지개량사업으로 먹고 사는 문제를 해결했고, 80년대 농장·화훼단지 조성 및 전문농업 생산, 90년대엔 고수익·고효율을 목표로 한 과학농업 전략을 추구했다. 텅터우 농장에서는 전 세계 140여 종의 과일을 기르고 있으며 비닐하우스에는 호박, 오이, 선인장 등 80여 종의 온실채소 및 식물을 재배하고 있다. 텅터우는 또 농촌체험 및 관광지로도 널리 알려졌다. 1998년 문을 연 텅터우 학생사회실천기지에는 미국·일본 등 국외뿐 아니라 홍콩·타이완·베이징·상하이 등 중국 각지에서 온 학생농촌체험단이 100만여 명을 넘어서고 있다.
상하이 엑스포 텅터우 전시관은 마을의 자연친화적 풍경을 그대로 옮겨 왔다. 에폭시 수지를 사용한 친환경 바닥과 대나무를 형상화한 외벽은 생태환경을 최우선 가치로 두는 이곳 주민들의 삶을 보여 준다. 텅터우 농장에서 직접 재배하는 다양한 작물들도 함께 전시했고, 침대·화장대 등 수백년 전 텅터우 전통 공예품들이 관람객들의 눈길을 사로잡는다.
이상준기자 all4you@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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