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사설] 대구 문화예술 역사만들기 지금도 늦지 않다

대구시민회관을 리모델링하는 과정에서 그동안의 공연, 전시와 관련한 각종 자료를 보관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대구시민회관은 1975년 개관 이후 대구시가 관리하다 2000년부터 대구시시설관리공단이 위탁 관리했다. 이 과정에서 75년 이후 약 20년 동안의 자료는 없어졌고, 이후 자료도 거의 문서 형태로 기록만 남아 있다는 것이다.

시민회관은 1990년 대구문화예술회관이 개관하기 전까지 대구 공연, 전시의 중심축이었다. 한마디로 시민회관의 역사는 곧 대구 문화예술의 역사와 같다. 관례로 보면 시민회관 측은 행사 때의 각종 팸플릿이나 홍보물을 행사 주최 측으로부터 받았을 것이다. 그러나 이를 제대로 정리, 보관하지 못했다. 과거에는 부피가 커 보관이 힘들었다 하더라도 컴퓨터가 보급된 90년대 중반 이후는 관리가 쉬웠다. 그럼에도 각종 기록물이 없는 것은 대구시와 지역 문화예술계의 무관심 탓이다.

각종 기록은 그 시대를 알릴 수 있는 가장 중요한 수단이다. 관리에 소홀하면 중요한 한 시대의 역사가 사라지고 만다. 실제로 최근 대구 음악계가 박태준'현제명을 재조명하는 작업을 했으나 일부 사진 자료만 조금 남아 있을 뿐이어서 큰 어려움을 겪었다.

이제부터라도 대구시와 문화예술계가 힘을 모아 이들 자료를 정리하는 작업을 시작해야 한다. 우선 대구시가 문화예술계에 지원하는 모든 행사에 대해서는 자료 제출을 의무화해 데이터베이스를 구축할 필요가 있다. 또 개인이 소장하고 있는 각종 자료도 모아야 한다. 이들 개별 역사를 모을 수 있다면 사라진 시민회관 역사의 재구성도 가능할 것이다. 이는 대구문화재단과 대구예총이 나서 추진하면 된다. 역사의 가치를 알고, 소중하게 여기는 것이야말로 문화예술도시로 가는 지름길이다.

최신 기사

많이 본 뉴스

일간
주간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