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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나들가게' 육성에 거는 기대

1996년 유통산업개방 이후 국내외 대기업의 유통산업 진출에 이어 최근 기업형 슈퍼마켓(SSM)이 골목 상권까지 진입해 동네 슈퍼마켓이 생존을 위협받고 있는 상황이다. 정부는 대형마트와 SSM의 출현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동네 슈퍼마켓이 이들과 대응하여 독자적인 경쟁력을 가질 수 있도록 지원하기 위해 지난해 10월 '나들가게 육성계획'을 수립한 바 있다. 올해 사업을 본격 추진한 지 5개월을 맞고 있는데 나들가게로 선정된 점포의 매출이 증가하고 대형마트나 SSM으로 떠났던 동네 주민들이 나들가게로 되돌아온다는 희망적인 소식이 들리고 있다.

이러한 현상은 중소기업청이 9월 실시한 '나들가게 운영실태조사'에서도 확인되고 있다. 전국 1천800여 나들가게를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를 분석해보면 전체 점포의 하루 평균 매출이 15.3% 증가한 것으로 나타나고 대구'경북지역도 262개 점포의 평균 매출이 30% 향상된 것으로 나타나 순항하고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

우리 지역 나들가게 점주의 76%가 정부의 육성사업에 만족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고 이 중 26%는 매우 만족하는 것으로 나타나는 등 순항의 징표들이 나타나고 있다. 9월 말 기준 나들가게 지원을 신청한 동네 슈퍼가 4천427개에 이르고 정부가 당초 목표를 수정하여 2천400개 점포로 상향 조정한 것은 이를 뒷받침해준다.

하지만 일부 유통산업현장에서는 절반의 성공이라는 비판이 있는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정부가 중소 상인의 자생력을 높이기 위한 나들가게 육성사업이 반드시 성공해야 한다는 것이며 사업 수행 과정에서 도출된 문제점을 지속적으로 개선 보완하면서 2012년까지 나들가게 1만 개 육성을 성공적으로 수행해 나간다는 것이다.

나들가게 육성사업은 동네 슈퍼마켓 중에서 점주의 혁신 의지가 높고 경쟁 가능성이 있는 점포를 발굴하여 나들가게로 선정, 브랜드 인식 개선을 위한 간판교체 지원과 POS 등 정보시스템 구축 지원, 고객의 동선에 맞춘 상품 진열 등을 정부 예산으로 지원한다. 시설 현대화 및 경영혁신에 필요한 자금은 1억원 이내 융자 지원을 하며 나들가게 운영 전반에 대한 경영지도도 동시에 실시하여 스마트 숍으로 육성하는 사업이다.

이와 같이 개별점포를 대상으로 하는 지원사업과 병행하여 중소 도소매업의 유통체계 혁신기반 조성에도 주력하고 있다. 대표적인 것이 나들가게의 가격 경쟁력 제고를 위한 공동구매시스템 구축과 통합물류센터 설립이다. 기존의 도매물류센터는 영세한 규모와 가격 경쟁력 부족, 조합 중심의 운영 등으로 유통환경 변화에 주도적으로 대응하는데 한계가 있기 때문에 이와는 별개로 내년부터 2013년까지 중규모(1만㎡) 이상의 거점형 통합물류센터 20곳을 전국에 건립하는 것이다. 이러한 통합물류망이 완성되면 거점형 물류센터를 중심으로 전국적 공동구매 시스템 구축과 개별점포의 조직화를 유도하여 서민물가 안정과 중소 도소매업의 자생력을 제고하는 것이다.

필자는 얼마 전 매일신문 매일창업센터가 운영하는 '슈퍼대학'에서 특강한 적이 있다. 대형마트와 SSM의 공격적 경영으로 중소 상인들이 어렵다는 상황에서 '행복한 슈퍼마켓 사장'의 꿈을 갖고 매 강의마다 묻고 메모해가며 꿈을 키워가는 수강생들이 나들가게 육성사업에 거는 기대와 관심이 매우 높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으며 동네 슈퍼마켓의 부활 가능성을 확인한 바 있다.

동네슈퍼가 지역주민들이 내 집같이 드나들고 나들이하는 마음으로 가고 싶은 나들가게로 부활하는 그날까지 정부는 모든 정책 역량을 집중할 것이다. 1만 개 나들가게 부활의 꿈! 그 꿈은 반드시 이루어 질 것이다.

최복준 대구경북중기청 사무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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