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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세계가 주목할 인도네시아판 '영일만 신화'

포스코가 인도네시아에서 일본보다 앞서 동남아시아 지역 최초의 일관제철소 건설에 들어갔다. 포스코는 자카르타 서쪽으로 100㎞ 떨어진 칠레곤 시에 인도네시아 국영 철강회사 크라카타우스틸과 70대 30의 합작 투자로 2013년까지 연산 300만t, 이후 추가 투자를 통해 총 600만t의 일관제철소를 건설할 계획이다.

이 제철소는 우리에게 여러 가지로 큰 의미를 지닌다. 우선 40년 전 포항 영일만의 황량한 모래벌판에서 자본도 기술력도 없이 맨주먹으로 시작한 우리의 제철 산업이 이제 독자 기술로 수출에 나설 만큼 세계 최고 수준에 올랐다는 점이다. 이는 식민지와 남북 분단, 동족상잔의 비극과 절대 빈곤을 딛고 민주주의와 시장경제를 동시에 이룩한 우리 근대화 역사의 자랑스런 한 페이지다.

두 번째로 한'중'일 3국 철강 업체가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는 동남아시아 철강 시장을 선점하고 주도권을 확보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했다는 점이다. 동아시아 철강 시장은 세계 철강 시장의 50%를 차지하는 최대 시장이며 성장도 가장 빠르다. 특히 인도네시아 철강 시장은 현재 수요(700만t'2008년 기준)를 공급(510만t)이 따라가지 못할 정도로 성장 잠재력이 높다. 이런 시장을 선점한다는 것은 우리 철강 산업의 밝은 미래를 약속하는 보증수표나 마찬가지다.

인도네시아 일관제철소 프로젝트는 반드시 성공해야 한다. 정준양 회장도 이날 기공식에서 "제철소 건설에 실패하면 모두 영일만 바다에 빠져 죽겠다던 정신을 다시 마음에 새긴다"며 40년 전 포항제철소 건설의 첫 삽을 뜰 때의 비장한 각오를 되새겼다. 이 다짐대로 '영일만의 신화'를 인도네시아에서 재연해 세계가 또다시 한국을 주목하는 쾌거를 이룩하기를 진심으로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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