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이종균의 운동은 藥이다] 선수들이 감기? 심한 운동은 면역 저하

지난해 가을 태릉선수촌에는 신종플루 비상이 걸렸다. 국가대표선수들이 잇따라 신종플루에 감염되면서 선수들은 훈련을 중단하고 퇴촌하는 사태가 벌어졌다. 강철체력을 자랑하는 국가대표 선수들이 신종플루에 걸린 이유는 무엇이었을까?

규칙적으로 운동을 하면 면역기능이 좋아져 감기에 잘 걸리지 않는다는 것은 여러 연구를 통해 확인되었다. 적당한 강도로 운동을 하면 평소 운동을 하지 않는 사람들에 비해 감기에 걸릴 위험이 감소한다. 반면 고강도 운동을 한 직후에는 감기에 걸릴 위험이 높아지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지금까지 시행된 여러 역학조사에서 장거리 육상선수들이 마라톤이나 고강도 훈련을 한 뒤 감기증상을 호소하는 것이 일반인들보다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함께 잠을 자고 밥을 먹는 생활을 하는 선수촌은 바이러스 전파가 쉬운 환경을 제공했고 매일 매일 고강도 운동을 해야만 하는 선수들의 면역력이 떨어지면서 대표선수들이 신종플루에 잇따라 감염되는 사태가 발생한 것이었다.

반면 평소 운동을 하지 않는 사람이 빠르게 걷기와 같은 적당한 강도의 운동을 하면 감기에 걸릴 위험은 낮아졌다. 또 적당한 강도의 운동을 하면 감기증상이 지속되는 기간도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예컨대 10일간 단기간 시행하는 적당한 강도의 운동(최대심박수의 55%수준)은 바이러스 감염과 관련된 감기증상이나 폐기능을 악화시키지 않는 것으로 확인되었다.

감기에 걸렸을 때는 어떻게 운동하는 것이 바람직할까? 미국스포츠의학회(ACSM)에서는 '목 위의 규칙'(above the neck rule)에 따를 것을 권고하고 있다. 만약 감기의 증상이 입, 코, 목에 한정돼 있다면 운동을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물론 운동의 강도나 운동량은 줄이는 것이 좋다. 또 증상이 악화될 때는 운동을 중단해야 한다. 그러나 열이 나거나, 피곤하거나, 설사나 몸살을 동반한다면 증상이 없어질 때까지 운동을 해서는 안 된다.

증상이 사라지고 난 다음 다시 운동을 할 때는 낮은 강도에서 운동을 시작해서 점차 그 강도를 높여가야 한다. 그리고 가벼운 감기증상이 있을 때에는 다른 사람에게 바이러스를 전파하지 않도록 집단으로 하는 운동프로그램은 삼가는 것이 좋다. 또 운동이 과하거나 피로해지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요즘처럼 감기환자가 많고 독감 유행 위험이 있을 때는 운동 후 충분한 휴식을 취하고, 충분한 물을 마셔야 한다. 체중감량을 목적으로 고강도의 운동을 한 뒤 굶게 되면 면역력은 급격히 떨어지므로 영양소를 골고루 섭취하는 것이 중요하다. 그리고 심한 스트레스를 받지 않도록 하는 것이 좋다. 운동피로와 스트레스가 겹치면 면역력은 최악의 상태로 악화되기 때문이다.

운동사'medapia@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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