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폰은 휴대폰에 인터넷 통신과 정보검색 등 컴퓨터 지원기능을 추가한 지능형 단말기이다. 그래서 요즈음 젊은이들 모두 스스로의 경쟁력 제고를 위해서 스마트폰을 갖고 싶어 한다. 경제적 여유가 있는 사람은 유행 따라 바꾸면 되지만, 대부분의 젊은이들은 값도 비싸고 몇 달이 멀다하고 새 모델이 나오는 스마트폰을 '언제 또 어떤 회사 폰으로 바꿀 것인가?'하는 선택의 고민에 직면해 있다. 현재 사용하고 있는 일반 휴대폰을 약정기간 전에 바꾸면 위약금을 물어야 하고, 공짜 스마트폰은 매달 의무적으로 사용해야하는 요금부담이 만만치 않다. 그들은 스마트폰의 합리적 선택을 위한 경제학의 해법을 열심히 찾고 있다.
우리의 젊은이들이 최신 장비인 스마트폰 때문에 고민하는 것처럼, 중앙정부나 지자체도 최첨단의 기술이 필요한 지방 신산업 육성에 경제학적 해법을 적용하기를 권하고 싶다.
우리 정부는 세계적 신산업의 물결을 타고 그린이니 융합이니 하는 이름조차 생소한 17개 신산업정책을 발표하였고, 6월에는 지식경제부에 신산업추진기획단을 출범시켰다. 리스크(위험부담)가 큰 신산업의 성공을 위해서는 정부의 강력한 지원, 고급R&D(연구개발)기관 그리고 대기업이라는 3대 요소가 구비되어야 하므로, 우리나라에서는 수도권이 최적지가 될 수밖에 없다.
그런데 정부는 고급R&D기관도 대기업도 없는 지방에 신산업을 육성시키기 위해 천문학적인 국민세금을 투입하고 있다. 노무현 대통령의 참여정부는 지방전략산업 육성을 위해 2조6천억원(2004~2007년)을 투입하여, 전국적으로 82개 소의 특화 R&D센터를 설립하였다. 현대식 건물과 고가의 연구장비 그리고 석'박사급 연구인력을 모셔 와서 연구채비를 갖췄다. 그러나 정작 기관을 운영할 돈이 없으니, 하루가 멀다 하고 중앙부처에 프로젝트를 따러 다녀야 한다. 내 먹고 살기도 바쁜데, 지방중소기업의 신산업화를 위한 R&D지원이라는 설립취지는 뒷전이다.
MB정부는 참여정부의 전략산업에는 별 관심이 없고, 지방 신산업육성을 위해 2조원(2008~2012년)이 소요되는 선도산업을 새로 시작하였다. 선도산업은 3년 내에 성과를 낼 수 있는 프로젝트를 선정해야 하는 정부지침 때문에 지방에서 해당기업 찾기가 여간 힘들지 않다. 그러다 보니 잘나가는 기업들이나 대기업과 연계된 기업들을 선정할 수밖에 없다. 어쩌면 가만두어도 스스로 헤쳐 나갈 수 있는 유망기업에게 '신산업'이란 이름으로 불필요한 지원만 해주고 있는지도 모르겠다.
지자체는 어떠한가? 지역 정치인들은 홍보효과가 큰 신산업관련 R&D기관을 유치했다는 표시로, MOU체결이나 기공식부터 하고 본다. 건물이나 장비는 정부가 지원해주니 별 문제가 없지만, 앞으로 얼마나 운영비를 부담해야 할지를 따져보지도 않는다.
정부는 '황금알을 낳는 거위'로 불리는 첨단신약이나 의료기기 산업육성을 위한 첨단의료복합단지(첨복)로 대구(신서)와 충북(오송) 두 곳을 최종 입지로 선정하였다. 5조6천억원이 투입되는 30년 계획의 거대 프로젝트를 성공시키기 위해서는 정부가 두 팔을 걷어붙이고 지자체와 함께 혼신의 힘을 기울여도 될까 말까하다. 그런데 입지 선정 후 1년이 훨씬 지났건만 중앙정부는 종합발전계획 하나 내놓고 있지 않다. 중앙에는 답답해할 사람이 아무도 없으니, 사업을 유치한 대구시장만 혼쭐나고 있다. 지자체가 예산확보를 포함해서 죄다 알아서 하라는 식이니, 이 거대한 국책사업을 지방더러 어쩌란 말인가? 요즈음 대구시장은 신서 혁신도시의 3.3㎡ 290만원하는 땅값 절감을 위해 고군분투하는데, 어느 누구 하나 도와주는 사람 없다.
정부의 지방 신산업 육성정책을 보노라면, 너무나 안타깝다. 내주머니 돈 같으면 장기적인 마스터플랜 하나 없이, 이렇게 국민세금을 마구 쓰겠는가? 지방 신산업육성은 짧게는 10년, 길게는 20~30년이 소요되는 장기사업인데 중앙이나 지방의 공직자 어느 누구도 내일에 대한 고민은 없이 당장 오늘만 문제없이 넘기면 된다는 식이다.
작지만 소중한 스마트폰을 바꾸고자 하는 젊은이들이 '스마트폰 경제학'을 고민하는 것처럼, 우리의 공직자들도 '지방 신산업 경제학'부터 따져봐야 할 것이다. 지방에는 신산업 육성을 위한 R&D기관 설립보다 지방보통시민들에게 일자리를 창출해주는 대기업의 생산공장 유치나 기존 중소기업의 공정기술지원이 훨씬 경제적이다. 요즈음 구미시에 대기업 공장들이 속속 입주하고 있는 사실을 주목해야할 것이다.
홍철(대구경북 연구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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