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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춘추] 누구를 위한 인권, 학습권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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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한 일간지에서 한 학생의 이야기가 계속 실리는 것을 보았다. 사건을 요약해 보면, 지난 7월 14일 D고교에서 학생들 간에 주먹다툼이 있었다. 이 일로 인해 같은 반에서 공부해 오던 그 학생들은 한 사람은 폭력 피해자, 한 사람은 폭력 가해자가 된다. 폭력 피해자인 것만 해도 억울한데 같은 반 학생들에게 집단적인 괴롭힘을 당하는 왕따가 된 학생과 학부모의 침통한 심정을 잘 대변하고 있었다.

막내딸이 또래 집단에서 슬그머니 왕따를 당한 경험이 있는 내게는 그 기사가 예사로 보이지 않았다. 그때 은근히 따돌리던 아이들과 만나 얘기를 나누면서 나는 새삼 놀란 경험이 있다. 선의의 피해자, 연약한 희생양일 거라 생각했던 내 아이가 또래 집단에 섞여 있을 때의 모습은 무척 낯설었던 것이다. 직업적으로 이런 문제를 다룰 때와 달리, 내 아이의 문제가 될 때 나 역시 객관적 판단 기준이 흔들리는 것을 느꼈다.

아이가 왕따 당하고 있다거나 집단적으로 괴롭힘을 당하고 있다는 말을 들으면, 부모된 입장에서는 우선 감정이 팍 솟구친다. 내 아이가 어디가 어때서! 마치 부모 자신이 무시를 당한 것처럼 목숨을 걸듯이 달려드는 경우가 허다하다. 그러나 속이 확 뒤집힐 정도로 화가 났다가도 폭력 가해자라는 낙인이 찍힌 아이와 그 부모를 만나면 대체로 피해자 부모도 수그러들기 일쑤이다. 자식 둔 죄인이 되어 고개를 숙이고 사죄하는 가해자 부모를 만나면, 가해 학생 역시 부모가 알기에는 착하고 어수룩할 뿐인 것이 느껴지기 때문이다.

지난 7월에 일어난 학교폭력사건이 11월에 이르도록 해결되지 않았다면 피해자는 정말 괴로운 시간을 보내고 있음이 분명하다. 그러나 한 번만 더 생각해보자. 같은 교실에서 가해자로 앉아있는 또 다른 아이를. 피해자와 가해자로 나뉘기 전, 그들은 밥도 같이 먹고, 장난을 치고, 농담을 주고받던 같은 반 친구가 아니었었나? 기사화되고 고소까지 할 지경에 이른 아이들 문제 뒤에는 부모의 자존심 문제가 숨어있는 건 아닌가? 폭력 피해자가 왕따까지 되었다는 기사를 보면서 여러 가지 추측이 드는 건 사실이다.

내 아이가 소중하고 귀한 건 어느 부모에게나 마찬가지다. 피해자 가족의 상처가 별것 아니라는 게 아니다. 만약 내 아이가 우발적으로 내민 주먹에 폭력 가해자가 되었다면 우린 어떻게 할 것인가 생각해보자는 것이다. 피해 학생의 인권과 학습권은 마땅히 존중받아야 한다. 그러나 피해 학생 문제뿐만 아니라 가해 학생 문제에 대해서도 대답할 수 있어야 한다. 언제 가해자로 지목될지 모르는 내 아이의 인권과 학습권은 어디다 대고 주장해야 하는가? 지나친 우려인가?

김지애<인지심리학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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