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사설] 멧돼지 도심 출몰 대비책 서둘러 세워야

대구 도심에 멧돼지 출몰이 잦아지고 있지만 인명 피해를 막기 위한 대책이 전혀 수립되지 않아 우려를 낳고 있다. 17일 앞산순환도로 대서지하차도에 멧돼지가 떼로 나타났다 차량에 치여 4마리가 죽는 사고가 발생했다. 이달 초에도 달서구 월성동 아파트단지에 멧돼지가 출현해 주민들을 불안에 떨게 하다 사살되는 소동이 벌어졌다. 다행히 인명 피해는 없었지만 이처럼 야생조수의 도심 출현이 계속 이어질 경우 어떤 상황이 벌어질지 모르는 일이다.

무엇보다 주민들을 불안하게 하는 것은 멧돼지 피해 예방법이나 마땅한 퇴치법이 없다는 점이다. 현재로서는 지자체가 '멧돼지 피해 예방 행동 요령'을 담은 소책자나 전단지를 배부하고 플래카드를 내거는 정도의 대비책을 내놓은 게 고작이다. 이런 식으로는 멧돼지의 공격으로부터 주민 안전을 지키기에 한계가 있다. 지자체가 관계 기관과 협력해 대구 인근의 멧돼지 서식 밀도와 동선 등을 파악해 근본적인 대책을 세워야 한다.

전문가들은 멧돼지의 도심 출몰이 잦아지는 한 원인으로 비슬산 등 대구 인근의 야생조수 포획 허가로 인해 멧돼지들이 앞산'와룡산 등지로 이동하면서 결국 도심까지 내려오는 상황이 벌어지고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효율적이지 못한 포획 체계가 문제라는 것이다. 하지만 도심 지역 포획을 허가할 경우 총기 안전사고의 위험성이 상존하고 멧돼지의 경우 일반 야생 조수와 달리 사냥개를 동원해야 하는 등 어려움이 있는 것도 사실이다.

지자체는 이런 여러 상황을 감안해 멧돼지 개체 수'서식 환경 등 기초 조사를 면밀히 실시하고 이를 토대로 정부가 적절한 구제 대책을 세워 유사시에 대비해야 한다. 멧돼지 등 유해 야생조수로부터 주민을 안전하게 보호하고 건강한 생태계를 유지하려면 더 이상 근본 대책 수립을 미루고만 있을 상황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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