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일 북한의 연평도 포격 이후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의 위력과 한계가 새삼 화제가 되고 있다.
북한 포격 소식이나 정보·의견을 공유하려는 네티즌들의 접속이 폭주하면서 SNS의 급속한 전파력이 여실히 드러났지만 연평도 포격을 '축포'로 표현하는 등 국민정서와 맞지 않는 글들이 잇따라 오르기도 해 성토의 대상이 되고 있다.
23일 북한의 해안포 발사 소식은 트위터, 페이스 북 등을 비롯한 SNS를 통해서 급속히 퍼져나갔다. SNS 공간은 순식간에 연평도 피해 상황을 전달하고 의견을 게재하는 네티즌들의 목소리로 뒤덮였다.
특히 소설가 이외수(64) 씨가 연평도 포격 직후 "비록 늙었으나 위기상황이 오면 기꺼이 전장으로 달려가겠다"고 남긴 글이 트위터를 뜨겁게 달궜다. 이 씨의 글은 무려 49만 명이 넘는 팔로어를 통해 삽시간에 퍼졌다. "존경스럽다" "전쟁을 부추기고 있다"는 등 찬반 댓글이 쏟아졌다.
23, 24일 잇따라 트위터에 글을 올린 송영길 인천시장의 경우 네티즌들의 비난이 쇄도했다. "북측의 훈련중지 경고 통지 등이 있었으나 우리 군이 포사격 훈련을 하자 이에 자극받은 북이 우리군 포진지 등을 집중적으로 공격한 것으로 보여집니다"라고 적은 글 때문이었다. "북한이 잘한 것처럼 들린다" "강도당한 사람에게 '왜 강도범의 심기를 건드리느냐'는 것과 뭐가 다른지…" 등 네티즌들의 항의 댓글이 줄을 이었다.
북한의 연평도 포격 이후 SNS는 정보·의견 공유나 비판·토론 문화의 장이 되기도 하지만 '거짓 정보'나 '상식 이하'의 글들로 그 한계 또한 분명히 드러나고 있다.
'예비군 소집' 등 각종 유언비어가 트위터를 통해 급속히 전파되는가 하면 일부 네티즌들의 '무개념' 발언들이 국민적 분노를 사고 있는 것. 실제 23일 트위터에서는 "오늘은 ××아빠의 서른세 번째 생일입니다. 연평도 폭격은 알고 보니 북에서 우리 ××아빠의 생일을 축하해주는 축포인가?"라고 쓴 글이 급속히 퍼져 네티즌의 공분을 샀다. '축포녀'라는 별명을 얻게 된 이 네티즌에 대해 '미친 아줌마' '사람이 죽었는데 그 따위 이야기를…' 등 격렬한 반응이 일었다.
또 "피난을 가더라도 짐은 명품(가방)에 싸고 싶다" "전쟁 나면 백화점을 털러 가겠다" "왜 하필 휴전선 근처에서 훈련해 인명피해를 만드는가" 등의 글들이 잇따라 올라 다수 네티즌들의 분노를 샀다.
이에 따라 SNS 공간에서는 자중을 촉구하는 목소리가 힘을 얻고 있다. 아이디 '엑스칼리버'는 "사건이 한 번 날 때마다 SNS가 언론 매체보다 더 빠른 소식을 전하고 유명 인사가 올린 글에 대한 영향력도 점점 커져 가고 있다"며 "이럴 때일수록 이용자 모두 침착해야 쓸데없는 논란이 일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아이디 '기상'은 "SNS가 가진 위력만큼 자정 기능은 그에 못 미치는 것 같다"며 "이용자들 스스로 막말을 자제하고 보다 신중히 생각한 뒤 글을 올릴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채정민기자 cwolf@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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