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대한 중국 대륙을 밝혔던 축제의 불이 꺼졌다. 20조원의 천문학적 비용을 들인 광저우 아시안게임은 중국의 경제성장을 세계에 알렸지만 운영의 묘까지 살리지는 못했다. 한·중·일 세 나라의 희비도 엇갈렸다.
◆역대 최고 대회비용
중국은 이번 아시안게임을 거대중국의 성장을 확인시키는 계기로 삼았다. 이를 위해 1천220억위안(약 19조원)을 쏟아 부었다. 경기장, 도로, 지하철 건설에다 2.73㎢의 대지에 선수촌을 짓고 610m 높이의 TV 타워인 '캔턴타워'까지 세웠다. 런던올림픽 예산 93억파운드(약 16조7천억원)를 넘어선 역대 가장 비싼 대회가 됐다.
여기에 오토바이 주행금지, 길거리음식 판매금지를 단행했고 거리를 생태공원화하며 도시 색깔 입히기에 힘썼다.
그러나 화려한 겉모습과 달리 운영의 묘는 살리지 못했다. 선수촌, 미디어 빌리지, 경기장은 물론 지하철까지 이어진 검문검색은 '통제' 아시안게임이라는 오명을 남겼다. 대회운영도 매끄럽지 못했다. 갑작스런 경기시간 변경으로 경기력 저하와 혼란을 자초했다. 경기장 분산으로 관중들의 집중도를 떨어뜨렸고 암표상의 입장권 사재기도 막지 못했다.
◆슈퍼파워 중국 확인
스포츠 공룡 중국은 199개의 금메달을 휩쓸었다. '차이나게임'이라는 별칭이 붙을 정도로 중국의 오성홍기가 연일 시상식을 장식했다. 아시아권에서 독보적인 실력을 자랑하는 중국은 홈 이점까지 살리면서 2006년 도하(금 165개) 대회와 1990년 베이징 대회(금 183개)를 넘어선 사상 최고 성적을 냈다. 중국은 이번 대회를 2012 런던올림픽을 겨냥한 새로운 선수들의 무대로 삼았다.
한국은 원정 사상 최고의 성적을 거뒀지만 중국과의 격차는 도하 대회 때보다 더 벌어졌다.
◆일본과 북한의 몰락
막판 구기 종목의 약진으로 금메달 수를 늘렸지만 일본의 하향세는 두드러졌다. 금메달 48개. 도하(50개) 대회에 미치지 못하는 성적이다. 16년 만에 2위 탈환을 선언했던 일본으로선 '몰락'이나 다름없다. 수영과 유도 등 전략 종목의 부진이 컸다. 38개의 금메달이 걸린 수영에서 일본은 9개만을 따내며 중국(24개)에 크게 밀렸다. 유도에서는 금메달 7개만을 건지며 한국(6개)에 힘겨운 판정승을 거뒀다.
북한은 역대 최대 규모의 선수단을 파견했으나 초라한 성적표를 안고 돌아갔다. 북한은 금메달 6개와 은메달 10개, 동메달 18개로 종합 12위를 차지했다. 1982년 뉴델리 대회에서 종합 4위를 차지해 역대 최고의 성적을 냈던 북한은 안방이나 다름없다고 여긴 중국 땅에서 '톱10' 에 들지 못했다.
최두성기자 dschoi@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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