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기초의회 의원들이 시민들의 기대에 역행하는 행태를 일삼아 따가운 눈총을 받고 있다.
수천만원을 들여 해외연수를 다녀오고도 해외연수 보고서를 엉터리로 작성하는가 하면 구의원들끼리 폭력을 일삼아 주민들의 지탄을 받고 있다. 한 구의회는 민원인 공간도 부족한 판에 구청사 공간을 내달라고 요구해 반발을 사고 있다.
◆'의원 집무실 내달라'
공무원노조 달서구지부는 7일 달서구의회 홈페이지 등에 '의원 집무실 이전에 대한 노조의 입장'을 게재했다. 달서구의회가 공간 협소를 이유로 구청사 일부를 내달라고 요구한데 대해 반박하는 글이었다.
달서구의회는 지난 9월 말 24명의 의원이 함께 회의할 수 있는 사무실이 필요하다며 '의원 집무실 제공 협조 요청'이라는 제목의 공문을 달서구청에 전달했다. 구의회는 공문에서 1층 세무과 통로 우측 사무실 126㎡를 의회 사무실 용도로 내달라고 요청한 것.
그러나 노조는 달서구의회가 차지하는 면적이 대구시내 7개 기초의회 중 가장 넓은 데도 집무실과 회의실 용도로 별도의 공간을 요구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노조측에 따르면 달서구의회는 2011년 의원 집무실을 1층 세무과로 이전하려고 1억원이 넘는 예산까지 확보했다. 노조측은 "의원집무실 이전으로 불거질 민원인의 불편, 예산낭비, 근무환경의 악화 등을 고려해 볼 때 현재 계획 중인 의원집무실 이전을 강력히 반대한다"며 "특히 의회가 옮기겠다는 세무과의 경우 2006년과 2007년 2억여원을 들여 새로 단장해 예산낭비가 막대하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도영환 달서구의회 의장은 "다른 지자체의 기초의회 공간에 비해 달서구의회가 협소한 것은 사실이다. 우리가 무리하게 공간을 달라고 하는 것은 아니다"며 "주민들의 민원을 소화하려면 집무실이 필요하다는 게 구청 집행부와 의회의 공통된 입장"이라고 해명했다.
◆무성의한 보고서, 툭하면 폭력
수성구의회의 해외연수 보고서도 입방아에 오르고 있다. 3천여만원을 들여 지난 10월부터 9명씩 2개조로 나눠 터키와 싱가포르, 인도네시아 등지로 해외연수를 다녀온 구의원들이 제출한 연수보고서가 부실하고 형식적이었기 때문. 표지를 제외하면 10여쪽 분량에 불과한 연수보고서는 현지에서 찍은 사진이 대부분으로 글로 기술한 것도 현장을 방문한 게 맞는지 의구심이 드는 내용으로 구성돼 있다.
의원 7명인 중구의회는 잇따른 폭력사태로 물의를 빚었다. 지난 달 18일 중구의회 모 의원은 중구청 간부공무원과 말다툼 끝에 폭력을 휘둘러 경찰이 출동했고 이달 3일에도 중구의회 의장실에서 일부 의원이 통장 선발과 관련한 민원처리를 두고 유리잔을 던지는 등 행태를 보였다.
김태진기자 jiny@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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