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야고부] 기후 올림픽

G.우델과 G.맥도날드 등 과학자들이 지구온난화를 경고한 것은 1979년이었다. 온실가스로 인해 지구가 더워지고 있다는 사실에 놀란 지구촌은 1987년 정부 간 공식 기구인 기후변화패널(IPCC)을 결성한다. 이 기구의 노력으로 1992년 5월, 기후변화협약이 체결된다. 유명한 '리우환경협약'이다.

그리고 기후변화협약 발효 이후 국제사회는 이에 대한 확실한 실천을 위해 1995년 베를린 제1차 당사국총회(COP:Conference of Parties)를 열고 이후 매년 총회를 통해 지구온난화에 대한 국제 간 및 각국의 대책 방향을 협의하기로 했다. 1997년 12월 교토에서 개최된 제3차 COP 회의에서 실질적인 감축 정책과 감축 목표가 완료되었는데 이것이 바로 '교토의정서'다. 당시 참석한 38개 선진국들은 2008년에서 2012년 사이에 온실가스 배출 총량을 1990년 대비 평균 5.2% 감축하기로 합의한 것이다. 이후 최대 가스 배출국인 미국이 감축 의무를 지키지 못하겠다고 탈퇴하면서 시끄러워졌지만 '녹색 성장'에 대한 세계적인 열망을 잠재우지는 못했다. 그리고 매년 새로운 합의가 쏟아져 나오고 있다.

그래서 COP를 '기후 올림픽'이라고 한다. 전 세계 194개국이 참가하는 COP는 환경 분야에서 가장 큰 국제회의다. 이미 '저탄소 녹색 성장'을 정책의 근간으로 정한 한국이지만 아직 COP를 유치하지 못하고 있다. 한국의 국제적 위상에 걸맞지 않은 모습이다. 이제 2012년 제18회 기후 올림픽 유치를 놓고 한국과 카타르가 치열한 막후 외교전을 벌이고 있다고 하니 그 결과가 주목된다.

특히 대구는 COP와 인연이 깊다. 방천리 쓰레기 매립장에서 나오는 가스를 신재생에너지로 자원화하면서 온실가스를 줄인 것이다. 그 대가로 유엔으로부터 받은 '탄소 배출권'을 판매, 이미 30억 원 상당의 수익을 올렸다. 폐기물 분야에서 탄소 배출권을 판매한 것은 국내에서 대구시가 처음이다. 앞으로 매년 30만, 40만t의 탄소 배출권을 확보, 45억 원 정도의 수익을 올릴 수 있다고 하니 애물단지 쓰레기 매립장이 화수분이 된 셈이다.

탄소 배출권 역시 COP에서 나온 결과물이다. 앞으로 세계 탄소 배출권 시장은 활성화될 것이다. 이 시장에 대구시는 이미 첫발을 들여놓고 있다. COP 유치 목소리에 대구가 귀 기울여야 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윤주태 객원논설위원

최신 기사

많이 본 뉴스

일간
주간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