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7월부터 공동주택 주택관리업자 및 사업자 선정이 최저낙찰제 방식을 내세우면서 '아파트 위탁관리 수수료 1원' 단지가 속출하고 있다. 대구의 아파트 위탁관리업체도 '일단 따내고 보자'는 식의 출혈경쟁에 뛰어들고 있다. 아파트 입주자대표회의가 직접 아파트를 관리할 수 없어 관리업체에 맡길 때 지급하는 위탁관리 수수료 초저가 낙찰 분위기가 장기화될 경우 입주민 피해가 우려된다는 게 관계자들의 한목소리다.
국토해양부가 공동주택의 각종 공사 및 용역의 계약에 있어 투명성을 제고한다는 취지로 지난 7월부터 '주택관리업자 및 사업자 선정지침'을 마련해 시행에 들어간 뒤 대구에서도 일부 메이저급 관리업체의 자존심 싸움으로 돌변, '1원' 단지가 잇따르고 있다.
대구시가 파악하고 있는 대구의 아파트 위탁관리업체는 총 24곳. 700여 아파트 단지 중 40%는 소위 메이저급 5개 업체가 맡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대구 동구 율하동의 율하휴먼시아는 기존 M업체가 관리해오던 것을 G업체가 관리하게 됐다. G업체는 3년간 1원을 위탁관리 수수료로 받겠다고 입찰에 응해 낙찰됐다. 수성구 사월동 사월보성아파트도 M업체가 관리하던 것이 D업체로 넘어갔다. 이곳 역시 매달 1원을 받겠다는 조건으로 낙찰됐다. 달성군 다사읍의 하우젠트아너스빌 역시 마찬가지. 이곳은 3개 업체가 모두 위탁관리 수수료로 한 달에 1원을 내세워 결국 추첨을 통해 기존 업체가 다시 맡게 됐다. 이 같은 현상은 전국적인 것으로 업체들의 과당·출혈경쟁이 번져 ㎡당 1원이나 1원 이하 가격 등 저가 낙찰이 속출하고 있다. 기존 위탁관리 수수료는 매달 ㎡당 20원 안팎으로 3만㎡ 규모(500가구 정도)의 아파트 단지의 경우 연간 720만원 정도의 수수료를 내왔다.
주택관리업계는 "위탁관리업체의 속성상 관리수수료로 업체를 운영하게 되는데 수수료를 월 1원을 받겠다면 운영비가 사라지게 되는 셈"이라며 "운영비 마련을 위해 편법을 쓸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입을 모았다.
이처럼 위탁관리업체의 출혈경쟁이 잇따르자 한국주택관리협회는 '주택관리업 및 사업자 선정지침'에 대해 적정가 제시 등 보완책이 필요하다는 내용의 청원서를 지난달 국토해양부에 제출했다.
대한주택관리사협회 대구지회 관계자는 "지침이 나온 뒤 위탁관리 수수료가 ㎡당 10원대 이하로 떨어지고 있다"며 "1원 낙찰의 경우 수익 없이 한동안 운영하고 2, 3년 뒤 수의계약을 통해 다시 위탁관리 수수료를 받을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김태진기자 jiny@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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