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사설] 프랜차이즈 치킨값, 거품은 없나

롯데마트의 1마리당 5천 원짜리 '통큰 치킨'이 일주일 만에 사라지게 됐다. 특별한 기술이 없는 퇴직자나 서민이 운영하는 업종까지 대기업이 손을 대야 하느냐는 비판 여론에 밀려 16일부터 판매를 중단키로 한 것이다. 이에 대한 소비자 반응은 엇갈린다. 당연하다는 쪽이 있는가 하면 싼값에 치킨을 사먹을 수 없게 돼 아쉽다는 반응도 있다.

지난 며칠간 여론의 폭발적 관심을 불러일으킨 '통큰 치킨'은 롯데마트를 비판만 할 수도, 그렇다고 편들 수도 없는 딜레마를 우리 사회에 남겼다. 대기업의 서민 업종 침해는 분명 윤리적으로 문제가 있지만 소비자가 싼값에 치킨을 사먹을 수 있는 긍정적 측면 또한 분명히 있기 때문이다.

영세 자영업자의 생존권과 소비자 후생이 충돌하는 이런 딜레마는 결국 프랜차이즈 치킨 값 거품을 걷어내는 방법으로 해결할 수밖에 없다. 현재 프랜차이즈 치킨 가격에 대한 소비자 불만은 상당히 높은 편이다. 재래시장에서 개별 자영업자가 판매하는 치킨 값은 보통 1마리당 5천~6천 원이다. 반면 프랜차이즈 치킨 값은 이보다 훨씬 높은 1만 4천~1만 6천 원이다. 하지만 프랜차이즈 치킨점 운영자는 별로 남는 게 없다고 한다. 사실이라면 프랜차이즈 본사가 지나친 이윤을 걷어가고 있다고 할 수밖에 없다.

따라서 이참에 프랜차이즈 본사의 영업 행태를 공론의 장에 올려 적정성 여부를 논의해볼 필요가 있다. 프랜차이즈 점주가 갖는 이윤은 얼마 되지 않고 본사만 많은 이윤을 남긴다면 이는 자영업자의 생존권이란 허울을 내세운 소비자 후생의 희생이다. 이런 불합리는 반드시 시정돼야 한다. 그렇지 않다면 롯데마트 치킨의 퇴장을 아쉬워하는 소비자 반응에서 알 수 있듯이 제2, 제3의 '통큰 치킨'은 언제든 다시 나올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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