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비상근무 이어지자 流産, 공무원 '구제역 몸살'

안동 공무원 20명 부상에 사망사고도

29일 예천군 호명면 구제역 이동초소에서 방역 지원에 나선 군인과 공무원이 꽁꽁 언 방역 장비를 녹이기 위해 뜨거운 물을 붓고 있다. 우태욱기자 woo@msnet.co.kr
29일 예천군 호명면 구제역 이동초소에서 방역 지원에 나선 군인과 공무원이 꽁꽁 언 방역 장비를 녹이기 위해 뜨거운 물을 붓고 있다. 우태욱기자 woo@msnet.co.kr

구제역이 발생한지 한달이 지난 가운데 공무원들이 방역·살처분 등 늘어나는 작업으로 피로가 쌓이면서 사고가 잇따르고 있다.

안동시에 따르면 지난 1일 안동시 녹전면 사천리 이동통제초소 근무중에 쓰러져 병원에서 입원 치료를 받다 일주일만인 7일 뇌출혈로 사망한 고 금찬수(49·행정7급)씨를 비롯해 모두 21명이 다쳤다.

이 가운데는 대부분 여성 공무원들이 담당해왔던 이동통제초소 근무에 임신한 몸을 이끌고 나섰다 유산을 하는 안타까운 사연과 빙판길 미끄럼 사고, 소 매몰과정에서 날뛰는 가축에 의해 타박상을 입은 사고 등 온갖 사연들이 알려지면서 구제역 방제작업에 나서온 공무원들에 대해 다시 한번 격려가 쏟아지고 있다.

지난 1일 녹전면 서삼리 이동통제초소에서 야간근무에 나섰다 2m 높이의 다리 아래로 떨어져 척추를 다쳤던 A(38·여·사회복지 8급)씨는 지금도 병원에서 입원·치료 중이다.

특히 임신한 몸으로 구제역 방제작업 물품 지원에 나섰던 B(32·행정7급)씨는 연일 계속된 비상근무로 피로가 누적돼 지난 6일 병원을 찾았으나 '유산' 진단을 받아 동료 직원들과 가족들이 안타까워하기도 했다. 이동통제초소 근무에 나섰던 여직원 C(28·행정8급)씨와 D(28·행정8급)도 임신한 몸으로 근무해오다 유산기가 있다는 병원 진단을 통보받아 입원, 안정을 취하고 있다.

공무원 E(41·시설7급)씨 등 4명은 밤샘 초소 근무를 마치고 귀가하다 차량이 빙판길에 미끄러져 전복돼 중상을 입고 입원·치료 중이고 한 공무원은 빙판길에 넘어져 머리가 찢어지고 손목이 부러지는 사고를 당하기도 했다.

또 F(행정5급)씨 등은 가축 매몰 과정에서 경운기에 부딪쳐 갈비뼈에 금이 가 치료를 받거나 일부는 날뛰는 소 뿔에 찍히는 사고 등을 당했다.

영양에서는 방역초소 근무 중이던 공무원이 사고를 당해 숨졌다. 김경선(37·지방시설 8급)씨는 28일 오후 4시쯤 영양군 입암면 신구리 방역초소 주변에 모래를 뿌리기 위해 1t 트럭을 운전하던 중 폭설로 인해 얼어붙은 노면에 트럭이 미끄러져 뒤집히면서 숨졌다.

안동시가축질병방역대책본부 관계자는 "공무원들은 다쳐도 간단한 치료만 받고 또 다시 구제역 방제작업에 나선다"면서 "구제역 발생 한달여 동안 공무원들을 위해 6천600여만원의 성금과 600여건의 물품지원 등 기관·단체, 시민들의 격려도 잇따르고 있어 고맙지만, 피로도가 한계에 달했다"고 호소했다.

청송 김경돈·안동 권동순·엄재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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