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일 오전 자가용으로 출근길에 나섰던 직장인 장우석(35·대구 북구 구암동) 씨는 칠곡2지구 동천교 인근에서 멈춰서려다 차가 한쪽으로 쏠려 크게 당황했다. 전날 눈이 내려 서행했지만 차가 제멋대로 멈춰섰기 때문이다. 장 씨는 "도로가 반질거리는 걸 보고 얼어 있다는 것을 알았지만 차를 움직여보니 평소와 달랐다"며 "앞에 다른 차가 있었다면 사고가 났을 것"이라며 가슴을 쓸어내렸다.
눈 구경하기가 힘들다는 대구에 최근 잇따라 2㎝ 이상 눈이 내리면서 운전자들이 진땀을 빼고 있다.
대구시와 각 구·군청은 20m 이상 간선도로 중 몇몇 구간을 제설 취약구간으로 지정해 집중 관리하고 있다. 각 구·군은 자연재난 표준행동 매뉴얼에 따라 응달부, 고갯길, 곡선구간, 교량, 지하차도 등을 취약구간으로 지정해 염화칼슘과 모래 등을 비치해놓고 있다.
대구 서구청의 경우 평리지하도 등 지하도와 반고개네거리 등 고갯길을 제설작업 1순위로 정해놓고 있다. 일반 간선도로의 경우 모래주머니(5㎏ 들이)와 염화칼슘(4㎏ 들이)을 20포대씩 비치해 놓고 비산교 등 교량의 경우 80포대씩 준비해두고 있다.
운전자들은 취약구간이 2개 이상 겹칠 경우 특히 조심해야 한다. 관계기관도 제설작업만 믿어서는 안 되며 안전운전이 최선의 방책이라고 조언하고 있다. 실제 29일 오전 9시쯤 대구 북구 서변동 서변고가도로에서 일어난 교통사고는 고갯길 고가도로에서 일어난 사고였다. 이날 L(37) 씨가 몰던 BMW 승용차는 B(30) 씨의 프라이드 차를 들이받고 앞서 가던 C(31) 씨의 YF소나타 차와 연쇄 충돌하는 사고로 이어졌다.
경찰에서 L씨는 "내리막길에서 서행 중이었고 브레이크를 밟았지만 생각보다 차가 많이 미끄러졌다"고 진술했다. 경찰은 "지열이 없는 교량과 고가도로의 경우 다른 곳에 비해 눈이 빨리 녹지 않아 교통사고 가능성이 크다"며 "안전거리 확보와 서행이 사고를 예방하는 유일한 방법"이라고 말했다.
햇볕이 상대적으로 적은 동서 간 간선도로도 빙판길 사고우려가 높다. 온도가 다소 높은 낮시간엔 햇볕이 남북 간 간선도로에 집중되기 때문이다. 동구청과 서구청이 취약 구간으로 꼽는 도로 중 한 곳이 국채보상로다. 동구청은 고갯길인데다 동서 간 도로인 청구고 앞 청구로를 취약구간으로 지정했고, 서구청도 비슷한 조건인 신평리네거리~새방골 구간을 눈이 잘 녹지 않는 곳으로 꼽았다.
28일 오후 얼어붙어 버린 강창교는 동서 간 도로에다 교량이고, 앞산순환도로 시작점인 상동교~봉덕교는 동서 간 도로에다 내리막이라는 약점을 안고 있어 대표적 취약구간으로 꼽힌다.
김태진기자 jiny@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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