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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경 경찰이 도예촌 가는 까닭은… 부임후 필수 방문코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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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부들 수시로 들러 고가작품 요구…"승진 선물용으로 선호"

도자기의 고장 문경에서 전·현직 경찰서장 등 일부 경찰 간부들이 근무 시간에 유명 도예인 요장(窯場·도자기 만드는 곳)을 수시로 방문, 고가의 도자기 작품을 선물로 받는 것은 물론 선물을 줄 것을 강요까지 해 말썽이다.

10일 문경지역 도예인들에 따르면 경찰 간부들이 문경에 부임하자마자 요장을 필수적으로 방문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는 문경이 도자기로 유명해진 10여년 전부터 지금까지 '관례 아닌 관례'로 이어져 도예인에게는 경찰 간부들이 '반갑지 않은 손님'으로 여겨지고 있다. 이들이 방문하면 도예인들은 작품 제작을 중단하고 부임 축하 명분 등으로 다기세트와 다완, 항아리(시가 50만~300만원) 등을 선물하고 있다는 것이다.

도예인들은 "우리가 경찰서로 인사하러 가는 경우는 거의 없고 경찰 간부들이 요장을 직접 찾아온다"며 "빈손으로 보낼 수 없다는 식으로 수행한 부하 직원들이 요구를 해와 울며 겨자먹기 식으로 작품을 선물해왔다"고 주장했다. 문경경찰서 한 관계자는 "역대 서장 등을 비롯한 간부들이 문경으로 부임하면 주요 요장에 인사를 다니면서 도예인들이 주는 고가의 작품을 얻어가는 것이 관행으로 이어져 오고 있다"고 했다.

이렇게 해서 얻어간 작품들은 상관에게 선물로 제공되기도 하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특히 일부 간부들은 지인들까지 대동해 3, 4점의 작품을 얻어 가기도 해 도예인로부터 더욱 비판을 받고 있다. 모 전직 서장의 경우 방문 하루 전 부하 직원이 요장을 방문, 서장이 앉을 자리를 미리 지정해주고 수백만원을 호가하는 작품을 선물토록 강요했다는 주장까지 나오고 있다. 또 일부 간부들은 "상관이 당신의 작품을 갖고 싶어한다" "승진하는데 선물로 줄 도자기 몇 점이 필요하다" "지인이 도자기 선물을 부탁한다"는 식으로 도자기를 선물로 달라고 하거나 때로는 터무니없는 가격을 제시하며 도자기를 헐값에 구매하는 경우도 있다는 것이다.

대부분 도예인은 "경찰이 요장을 찾는 것이 경찰 업무와 무슨 관련이 있느냐"며 "그것도 한 번 오면 됐지 시도 때도 없이 반복해 찾아오기 때문에 작품 제작에 차질을 빚는 사례가 빈번하다"고 하소연했다. 한 도예인은 "문경 도예 발전을 위해 이 같은 관행은 청산할 때가 됐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이현희 문경경찰서장은 "도예인들에게 인사차 방문해 작품 한 점씩 받았다고 해서 민폐를 끼쳤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고 했다. 또 다른 경찰 간부는 "(3만원 이상의 선물이나 금품을 수수할 수 없는) 경찰 공무원 행동강령에 위반되기 때문에 받지 말아야 했는데 관행처럼 계속돼 온 것 같다"고 했다.

익명을 요구한 문경경찰서 한 관계자는 "문경의 도예인들이 유명하다 보니 이들이 만든 작품들이 경찰 내부에서 선물용으로 선호되는 것 같다"며 "아는 경찰관이 문경으로 발령나면 작품 몇 개쯤은 챙길 수 있다고 생각하는 상급 기관이나 다른 지역 경찰관들의 그릇된 인식이 문제"라고 지적했다.

문경·고도현기자 dory@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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