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록적인 한파로 대구경북이 꽁꽁 얼어붙었다. 대구와 울진은 30년 만에, 영덕은 현대적 기상관측 이래 최저기온 기록을 갈아치웠다. 부산은 96년, 서울은 10년 만에 가장 추운 날씨를 보였다. 한낮에도 영하의 매서운 날씨로 상수도 동파 및 빙판길 교통사고가 잇따랐고, 시민들은 외출을 삼가면서 거리와 관광지는 한산했다.
16일 밤사이 대구시내 전역에서 수도계량기와 수도관 동파사고가 잇따랐다. 대구상수도사업본부에 따르면 이번 한파로 인한 동파·동결 사고 접수가 올 들어 가장 많았다. 17일 오전 6시 현재 수도계량기 동파 170건, 동결 310건이 신고접수됐다. 동파사고는 수도계량기 유리가 깨진 경우가 대부분이었고, 일부 가정에서는 식수와 화장실 수도관이 얼어 시민들이 큰 불편을 겪었다.
지역별로 동파사고는 중·남구 28건, 동구 23건, 서구 25건, 북구 33건, 수성구 27건, 달서구 23건, 달성군 11건이 접수됐고, 동결은 중·남구 53건, 동구 28건, 서구 66건, 북구 57건, 수성구 38건, 달서구 52건, 달성군 16건 등이 신고됐다.
대구상수도사업본부 김태현 급수담당은 "동파 가능성이 높은 복도식 아파트, 대형건물 등의 옥내배관 및 수도계량기에 헌 옷가지나 헝겊, 마대, 비닐 등으로 감싸는 등 보온 조치에 힘써 달라"며 "동결의 경우 뜨거운 물이 아닌 미지근한 물로 녹이는 것이 효과적"이라고 당부했다. 상수도본부는 계량기 교체를 위해 80여 명이 비상근무에 돌입했다.
16일 오전 10시 15분쯤 대구시 수성구 사월동 H씨의 고물상에서는 얼어붙은 수도관을 녹이다 불이 났다. 이날 불은 고물상에 있던 폐휴지와 폐목재 일부를 태우는 등 수십만원의 재산피해(소방서 추산)를 내고 1시간여 만에 꺼졌다.
맹추위에 차량시동이 걸리지 않는 사례도 빈번했다. 시민 우정호(39) 씨는 "휴일 나들이 계획을 세웠지만 차량 배터리가 방전돼 시동이 걸리지 않아 하루종일 집에만 있었다"고 했다. 실제로 시내 자동차 정비소에는 밤사이 배터리가 방전돼 시동이 걸리지 않거나 냉각수가 터져 고쳐 달라는 신고가 이어졌다.
이창환·노경석·황수영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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