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서울에는 샤갈, 피카소, 뭉크 등 세계 거장들의 작품이 전시되고 있어 미술 애호가들의 발걸음을 재촉하고 있다.
3월 27일까지 서울시립미술관에서 열리는 '색채의 마술사 샤갈'전은 전세계 30여 개 미술관과 개인이 소장한 샤갈의 대표작품 160여 점을 모았다.
러시아의 가난한 유대인 마을에서 태어나 프랑스로 망명한 샤갈은 어린 시절의 추억과 순수의 시대를 표현한 많은 작품을 남겼다. 이번 전시는 샤갈의 청년기인 1910~1922년 작품이 주를 이룬다. 청년 샤갈이 러시아의 토속적인 일상을 배경으로 자신의 영원한 주제인 '사랑'을 현란한 색과 몽환적인 분위기로 표현한다. 특히 샤갈이 러시아 모스크바의 유대인 예술극장 내부를 꾸미기 위해 그렸던 그림인 '유대인 예술극장 장식화' 7점이 모두 공개된다. 손을 잡은 연인 중 한 사람이 하늘을 나는 모습을 그린 '산책', 사랑하는 두 연인이 하늘을 나는 모습의 '도시 위에서' 등이 대표작이다.
덕수궁 미술관에서 3월 1일까지 개최하는 '피카소와 모던 아트전:고뇌와 열정'에는 20세기 실험정신과 열정으로 미술의 역사를 새롭게 써내려간 세계적인 거장들의 작품을 한자리에서 볼 수 있다. 모든 작품들은 오스트리아 비엔나의 알베티나 박물관 소장품인데 19세기 말에서 20세기 말에 활발하게 활동한 작가 39명의 그림, 조각품, 드로잉 등의 작품 120여 점이 전시된다.
최근 미술시장에서 급부상하고 있는 스위스 출신 자코메티의 조각 작품을 이번 전시에서 감상할 수 있다. 그는 인간의 모습을 극단적으로 가늘고 길게 묘사하는데 이번 전시에는 '받침대 위의 네 여자'를 통해 공허한 현대인의 삶을 보여준다.
의식의 세계를 '왜곡'이라는 기법으로 표현한 피카소의 '검소한 식사'가 전시된다. 맹인과 동반자의 야윈 얼굴은 이들이 처한 비참한 현실을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서로 포옹하는 것 같지만 제각기 다른 곳을 바라보고 있는 그들의 시선에서 외로움이 느껴진다.
뭉크의 작품 '겨울 풍경'은 그의 유화 작품으로 드물게 전시된다. 뭉크는 어린 시절 어머니와 누이를 잃고 오랫동안 죽음과 불안에 시달려왔다. 이 작품은 뭉크가 정신병이 발병해 고국으로 돌아와 그린 작품이다.
한편 국립중앙박물관은 4월 3일까지 특별전시실에서 '실크로드와 둔황' 특별전을 개최한다. 프랑스 국립도서관이 소장한 혜초의 서역기행기 '왕오천축국전'을 필두로 중국 3개 성 10여 개 박물관에서 대여한 실크로드 관련 유물 220여 점이 소개된다.
특히 혜초가 서역을 여행하고 난 뒤인 727년 무렵에 쓴 '왕오천축국전'은 세계 최고 여행기로 손꼽히며 8세기 인도와 중앙아시아의 정치, 문화, 경제 등을 증언하는 기록으로 그 가치가 높다. 1908년 프랑스국립도서관으로 옮겨진 이후 처음으로 한국땅을 찾았다.
이번 전시는 혜초가 걸어간 길의 문물을 담아낸다. 혜초가 택한 서역북로를 따라가는 도중에 만나는 타클라마칸 사막 북쪽 오아시스 도시들의 문화를 소개하는 한편 그가 가지않은 타클라마칸 사막 남쪽 서역남로에 있는 호탄, 니야, 누란 등의 문명도 살펴본다. 동에서 서로 흘러갔던 중국 비단, 서에서 동으로 흘러간 불교의 흔적을 발견할 수 있다. 둔황 석굴의 실물 크기 모형도 전시장에 그대로 옮겨왔다.
최세정기자 beacon@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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