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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당하늘채도서관' 운영하는 주부자원봉사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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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당하늘채도서관 김민숙 봉사회장(오른쪽 두 번째)과 회원 및 아동들이 모여 도서를 열람하고 있다. 이채근기자 mincho@msnet.co.kr
성당하늘채도서관 김민숙 봉사회장(오른쪽 두 번째)과 회원 및 아동들이 모여 도서를 열람하고 있다. 이채근기자 mincho@msnet.co.kr

지난달 30일 대구시 달서구 감삼동 성당하늘채아파트 단지(784가구) 안 성당하늘채도서관은 겨울방학 막바지에 독서과제물을 챙기려는 아이들과 엄마들로 북적였다. 2008년 1월 개관한 도서관은 99㎡ 정도로 남짓하지만 8천여 권의 장서와 열람실, 책상 등을 갖추고 있어 유치원생부터 어른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계층의 주민들이 애용하고 있다. 운영은 20여 명의 입주민 주부봉사회가 자체적으로 하고 있다.

성당하늘채도서관 봉사회장 김민숙(40) 씨는 "요즘 아이들은 방학 중이라도 2, 3개 학원에 다니며 공부에 찌들려 있기 쉬운데 도서관에서 엄마와 함께 책을 읽고 친구들과 어울리면 인성교육에도 많은 도움이 된다"고 했다.

주부들이 운영하는 작은 도서관이지만 2009년 대구시와 달서구청이 실시한 공사립문고 운영평가에서 우수문고로 지정돼 500만원, 지난해엔 250만원의 지원금을 받았다. 또 지난해 4월부터 12월까지는 도서관 활성화의 일환으로 입주민 중 자원봉사를 신청했던 고교생들이'수학 공부방'을 열어 초등학생들을 지도했다.

이들 중 대구과학고 손수지 양은 올해 대학입시에서 카이스트에 입학하는 경사를 맞아 도서관 측에서 특강시간도 마련했다.

김 씨는 "아파트 단지 내 많은 중학생들과 부모들이 참석해 뜨거운 반응을 보였다"면서 "손 양은 너무나 평범했던 초등학교 시절과 하루 17시간씩 수학만 공부했던 중학교 시절, 잠을 쫓으며 10시간씩 서서 공부했던 고교시절을 들려주며 앞으로 수리생물학자가 되고 싶다는 꿈을 전했고, 자신의 수학오답노트와 학습 플래너를 학생들에게 나눠줘 잔잔한 감동을 불러일으켰다"고 귀띔했다.

성당하늘채도서관은 또 이달 말까지 '2010~2011 겨울방학 문화교실'을 열고 있다. 문화교실 프로그램은 성인대상의 비즈공예를 비롯해 아동들에게 유익한'NIE와 창의글쓰기''종이접기 및 클레이 아트''미리 보는 4학년 사회교과논술''신나는 과학나라''동화 구연' 등 다양하다.

김 씨는 "경비절약을 위해 강사는 주로 입주민을 활용하고 특별한 경우에만 외부강사를 초빙하고 있다"고 밝혔다. 도서구입 외 이 같은 문화교실 프로그램 비용은 인근 10여 개 아파트 단지와 공사립도서관 모임인 달서구도서관연합회에서 협의를 거쳐 구청에서 예산지원을 받고 있다.

김 씨는 "달서구는 도서관 활성화를 위한 지원제도가 잘 돼 있어 운영이 한결 수월하다"면서도 "한 가지 아쉬운 점은 아파트 주민자치위원회의 도움이 있으면 하는 바람이 크다"고 했다. 재개발 아파트인 성당하늘채아파트는 50, 60대의 장년층 가구와 30, 40대 젊은층 가구가 반반 정도로 분포해 있어 도서구입비 지원 등에 조금 인색한 측면이 있다는 것이다.

이러한 사정은 이곳의 도서 대출과 반납용 컴퓨터 프로그램 대신 비디오 대여점용 프로그램을 사용하는 데서도 여실히 나타나고 있다. 또 새 책이 들어오면 회원들이 수기로 일람표를 적어 관리하고 있다. 20여 명의 봉사회원들은 주중엔 3명, 주말엔 2명이 번갈아 일하고 있다. 회원들 아이들 중엔 엄마가 도서관에서 봉사하는 걸 보고 자신들도 직접 도서를 정리하는 등 봉사를 하기도 한다. 이에 도서관 측은 봉사희망청소년의 신청을 받아 도서정리와 대출 및 대납 일을 하게 한 후 봉사시간에 따라 자원봉사통장도 발급하고 있다.

"자녀가 하나 아니면 둘뿐인 요즘 세태에서 아이들을'소황제'로 키우기보다는 독서습관 함양과 또래와의 교류를 통해 폭넓은 인성을 기를 수 있다면 이보다 더 좋은 일이 어디 있겠어요."

성당하늘채도서관 주부봉사회원들이 자투리 시간을 내 열심히 도서관을 꾸려나가는 이유다.

우문기기자 pody2@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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