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구제역, 설 연휴도 없나?…경산·울진 돼지농장 양성 판정

차단 방역 불구 귀향객 이동 많아 더 확산될 우려

최대의 명절인 설날을 맞아서도 구제역이 숙지지 않고 있다. 경북 경산과 울진, 충남 홍성에서 잇따라 구제역 양성 판정이 내려짐에 따라 귀향객들의 이동이 빈번했던 설 연휴기간 이후 구제역이 더 확산되지 않을까 우려된다.

설 연휴기간 동안 방역당국과 행정기관이 고향 방문을 자제해 줄 것을 당부하고, 전국의 고속도로와 국도 등 주요 도로 진입로와 대규모 축산농장 입구 등에서 이동 통제초소 2천560개소를 운영했으나 구제역 확산을 막기에는 역부족이었다.

4일 경산시 압량면 신월리의 돼지 집단사육농장에서 구제역이 발생했다. 시는 이날 오전 11시 30분쯤 이 농장의 일부 돼지에서 발톱이 빠지고 수포가 생기는 등 구제역으로 의심신고가 접수돼 정밀조사 결과, 구제역 양성으로 나타났다. 경산에서 구제역 발생은 처음이다.

이에 따라 위험지역(3㎞ 이내)내 이동제한 및 차단 조치를 하고 5일 오전 3시 10분부터 수의사와 공무원 20여 명을 투입, 이 농장의 돼지 720여 마리를 살처분했다. 이 농장은 3천600여 마리의 돼지를 집단 사육하는 농가로 지난달 18일 백신 예방접종을 받은 농가이다.

3일 울진군 평해읍 학곡리의 돼지 사육 농가에서도 구제역 양성판정이 나왔다. 해당 농가는 돼지 1천50마리와 한우 131마리를 키우는 복합사육농가로, 사육 중이던 돼지 가운데 일부가 사료를 먹지 않고 콧등에 수포가 생기는 등의 증상이 있어 구제역 의심 신고를 했다.

울진군은 양성판정이 나자 4일 농가에서 사육되고 있던 돼지 1천50마리를 전부 매몰처리하고 외부인의 출입을 차단하고 주변 농가를 중심으로 방역 강화에 힘쓰고 있다. 군은 이 농가에서 돼지와 함께 사육 중이던 한우 131마리의 경우 이미 백신을 접종하고 2주 정도가 지났기 때문에 추후 경과를 지켜보며 감염이 확인되는 소만 살처분할 계획이다.

울진군 관계자는 "두달 넘게 밤잠을 못자고 차단 방역에 힘써 왔는데 너무 허무하게 뚫렸다"며"그나마 모든 우제류에 대한 백신접종이 끝났기 때문에 더 이상 확산되지 않기만을 바랄 뿐"이라고 말했다. 일부에서는 설 연휴동안 귀향객들의 이동이 빈번했던 탓에 향후 구제역 발생 신고가 잇따를 것이라는 예상을 하고 있다.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는 설 연휴기간 경북 경산, 울진과 충남 홍성의 돼지 농장에서 구제역이 발생, 전체 발생지역은 8개 시·도, 68개 시·군·구로 확대됐다고 밝혔다. 중대본은 설 연휴 공무원 2만3천여 명을 투입해 살처분과 구제역 백신 접종 및 차단 방역을 하고 있다.

경산·김진만기자 factk@msnet.co.kr

울진·박승혁기자 psh@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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