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사랑·정 듬뿍주니 애들이 줄줄 따라요"

햇살 가득한 지난 봄날, 신월초등학교 병설유치원에 설레는 마음으로 첫 발걸음을 내디뎠는데 벌써 한 해가 훌쩍 지났습니다.

처음에는 서로 낯설어 서먹서먹하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아이들의 개성이 눈에 들어오기 시작했어요. 나만 보면 한달음에 달려와 '배꼽인사'를 하는 아이, 멀리서 바라보기만 하다 먼저 관심을 보여주면 너무 좋아하는 수줍은 아이, 늘 이것저것 물어대는 호기심 많은 아이 등 각양각색이었습니다. 마음을 열고 다가가니 어느새 아이들은 '하모니 선생님'이라 부르며 내 뒤를 병아리처럼 졸졸 따라다니게 되었습니다.

내 아이들을 키우면서 느꼈던 경험을 바탕으로 아이들을 만났습니다. 사랑으로 대하면서도 가끔 잘못된 부분을 지적했을 때 고쳐지는 모습을 볼 때면 뿌듯함이 밀려왔어요. 현장학습 때는 아이들과 함께 미꾸라지 잡기, 고구마 캐기 등을 하면서 즐거움을 나누었답니다. 자연을 몸소 느끼는 소중한 추억을 가슴 가득 심어줄 수 있게 된 것 같아 보람이 컸어요.

맞벌이 부모가 많아지고 세대 간 단절로 할머니, 할아버지를 자주 접할 수 없는 요즘 아이들에게 할머니의 사랑과 정을 만나게 해줄 수 있어 무척 만족스럽습니다. 아이들이 따뜻한 마음을 가진 어른으로 크는 데 조금이나마 도움이 된다면 더 바랄 것이 없겠습니다.

3세대 하모니 교육정책 사업 자원봉사자 이영희(56) 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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