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젖소 살처분 원유공급 급감…우유 부족해 TV광고 중단

구제역 장기화…대형 마트 육류 물량 확보 비상

구제역 사태가 장기화되면서 대형 마트 등도 육류 물량 확보에 비상이 걸렸다. 또 우유 등 유제품 업체들도 공급을 맞추지 못해 광고를 중단하는 등 구제역 후폭풍이 갈수록 거세지고 있다.

그동안 대형 유통업체들은 풍부한 유통망을 무기로 구제역에 아랑곳 없이 정육 물량 비축에 어려움이 없었다.

그러나 이달 들어서만 전체 사육두수의 10% 가까운 소·돼지가 살처분 되는 등 구제역 확산이 계속되면서 물량 확보에 비상이 걸렸다. 구제역 직후 비축 물량을 평소보다 20∼30%씩 늘려 잡는 등 최근까지 잘 버텨왔지만 구제역 발생지역과 살처분 대상이 급증하면서 추가 물량 확보를 걱정하게 된 것.

이마트는 구제역이 안동에서 발생하기 전과 비교해 최근 돼지고기 공급량이 10% 정도 감소했다.

이마트 관계자는 "돼지고기는 16곳의 대행업체를 통해 공급받아 물량이 문제가 없었지만 구제역이 확산되면서 올 들어 비축량이 감소하고 있다"며 "전라도와 경남 등 구제역 미발생지역들을 대상으로 공급 농가를 확보하는데 주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홈플러스 관계자는 "구제역 여파로 정육 소비량이 줄어 소고기와 돼지고기는 아직까지 물량 수급에 큰 어려움은 없는 상황이지만 구제역이 계속 남하할 경우 낙관할 수만은 없는 상황이다. 축산 담당 바이어들이 매일 산지 상황을 확인하며 긴밀하게 움직이고 있다"고 전했다.

TV와 라디오에서 우유광고도 사라졌다.

구제역으로 살처분 된 젖소 두수가 늘면서 원유공급량이 급감하자 우유업체들이 수요에 공급을 맞추지 못해 광고를 중단한 것. 업계에선 구제역이 계속 확산될 경우 초등학교 봄 방학이 끝나는 3월 초 우유 공급부족이 심각한 수준에 이를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특히 우유 성수기인 5월에는 매우 심각한 상황에 이를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우유업계 관계자는 "젖소 살처분으로 원유 공급량이 10%가량 줄어든 상황에서 3월 급식을 시작하면 우유 수요는 오히려 10% 늘어난다"며 "지금처럼 구제역 확산이 계속될 경우 우유 수요가 급증하는 5월에는 물량을 확보하지 못해 심각한 상황에 이를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현재 구제역 발생 지역은 9개 시·도, 69개 시·군·구에 걸쳐 153곳으로 늘었다. 광역자치단체별로는 인천 3곳, 대구 1곳, 경기 19곳, 강원 13곳, 충북 7곳, 충남 8곳, 경북 15곳, 경남 2곳, 부산 1곳 등이다. 이번 구제역으로 지금까지 5천664농가 316만4천452마리의 가축이 살처분·매몰됐다.

임상준기자 news@msnet.co.kr

유광준기자 june@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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