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우리 학교 우리 동창회] 경북 포항고등학교 총동창회

산행을 통해 동문간 친목과 체력단력을 쌓고 있는 포항고 OB산악회 회원들. 포항고 총동창회 제공
'포고인 한마음 축제'에서 동문과 가족들이 함께 나서 우의를 다지고 있다. 포항고 총동창회 제공
김영동 총동창회장
산행을 통해 동문간 친목과 체력단력을 쌓고 있는 포항고 OB산악회 회원들. 포항고 총동창회 제공
김영동 총동창회장

'성실, 자율, 신념'의 교훈 아래 온누리에 비춰나갈 등불이 되는 동량들이 청운의 꿈을 키워나가는 곳이 '포항고등학교'다. 경북 동해안 지역을 대표한다고 자부하는 포항고가 올해로 개교 60주년을 맞았다.

한국전쟁이 한창이던 1951년 8월 13일 전란 속에서도 배움의 끈을 놓지 않으려는 학생들을 위해 공립학교로 문을 열었다. 개교 당시의 어려움을 딛고 지금은 졸업생 2만1천여 명을 배출한 지역의 명문고로 우뚝 섰다.

두호동의 가교사에서 시작해 대신동 시절을 거쳐 지난 1984년 학산동에 신축 교사를 지어 이전한 뒤 지금까지 이어져 오고 있다.

총동창회 상임부회장에 이어 지난 1월 제28대 총동창회장에 취임한 김영동(22회·동서개발 대표) 회장은 개교 60주년이라는 중요한 시기에 중책을 맡아 무거운 책임감을 느끼고 있다.

그는 "올해 모교가 개교 60주년을 맞아 의미가 남다르다"면서 "60년을 기점으로 새로운 도약의 60년을 맞기 위해 모든 동문들과 힘을 모아 포항고가 전국을 넘어 세계로 뻗어나갈 수 있는 튼튼한 초석을 마련하는 데 동창회가 앞장서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김 회장은 이를 위해 "전국 각계 각층에서 활약하고 있는 동문들의 역량을 결집시켜 모교 발전을 위한 다양한 계획을 수립하고 이를 바탕으로 '포고인'이 뭉치면 불가능이 없다는 것을 보여 줄 것"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그는 특히 60년사 발간과 1회 졸업생이며 전 국회의원인 고 이진우 동문이 작사작곡한 교가비 제작에 모든 동문들의 적극적인 협조를 당부했다.

◆학창시절 추억

학창시절 반장을 했던 정용달(25회) 동문은 "당시에 교내 클럽이 있었는데 힘쓰는 학생들로 구성된 클럽과 공부하는 학생들로 구성된 클럽, 이를 반씩 합친 클럽이 사춘기 시절 힘겨루기를 많이 했다"면서 "클럽끼리 패싸움이 벌어져 학교에서 징계를 받아 며칠 동안 학교를 못 나간 적도 있었다"고 회고했다.

그는 "그러나 그 싸움을 교훈 삼아 오히려 공부에 매진해 다들 성공한 삶을 살고 있다"며 "지금도 당시 친구들 10여 명이 모여 모임을 함께할 정도로 인생의 동반자로서 남은 삶을 나누고 있다"고 말했다.

학도호국단 시절 연대장을 맡았던 박우열(28회) 포스코 부장은 "학교 인근에 포항여고가 있었는데 같은 지역을 대표하는 공립 학교라서 그런지 보이지 않는 끈끈함이 있어서 미팅도 하고 그때 만난 인연이 결혼으로까지 이어진 경우도 있었다"고 회상했다.

김오근(31회) 총동창회 사무국장은 "포항여고에서 축제가 열리면 힘센 학우들이 달려가 행사준비를 도와주는 등 남다른 우정을 나눴던 일이 엊그제 일 같다"고 웃었다.

◆총동창회 연중행사

1년 중 가장 중요한 총동창회 행사는 매년 가을에 열리는 '포고인 한마음 축제'다. 이날은 전국에서 모여든 동문과 가족 등 2천여 명이 자리를 함께하며 포고인의 기상을 드높인다.

포항종합운동장에서 성대하게 열리는 이 행사는 자매기수별로 팀을 이뤄 축구와 배구, 육상, 줄다리기를 통해 선후배 간의 벽을 허물고 한마음 한뜻으로 진정한 '포고인'이 되는 날이다. 각계에 종사하는 동문들이 협찬한 경품도 푸짐하게 마련돼 함께 온 가족들로부터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지난해에는 처음으로 장학금 및 발전기금 마련을 위한 '2010 포고인의 밤' 행사를 갖고 1억7천여만원이라는 거액의 기금을 조성해 포고인들의 저력을 발휘했다.

또 총동창회장기 축구대회를 비롯해 동창회 산하 동아리 활동도 두드러진다.

대표적인 것이 OB산악회다. '산처럼 살아가자'라는 기치 아래 매달 셋째 주 일요일마다 산행을 통해 동문 상호 간 친목과 체력단련을 쌓고 있다. 지난해 열린 30회 내연산산악제에서는 전국산악대회 일반부 3위를 차지하기도 했다.

창단 6년째를 맞은 OB축구회는 매주 일요일 모교 운동장에서 축구를 하고 있으며 다른 동문 기수들과 명절날마다 교류전도 갖고 있다.

이 밖에 OB마라톤회와 OB골프회 등 다양한 동문모임이 연중 열리면서 동문 간 친목을 돈독히 하고 있다.

◆동문들의 모교 사랑

포항고총동창회 장학회는 지난 1998년 설립됐다. 짧은 기간에도 불구하고 벌써 4억원의 기금을 모았다. 여기다 별도로 장학회 임원진들이 해마다 일정액의 기금을 납부하고 있으며 현재 동문 1인 1계좌(1만원) 갖기 운동을 대대적으로 펼치고 있다.

장학회는 이렇게 마련된 기금으로 해마다 5천여만원을 재학생들에게 장학금으로 내놓으며 학업을 독려하고 있다.

총동창회는 또 유일한 운동부인 사격부 지원과 교내 필요자금을 위해 해마다 1천500여만원의 모교지원금을 학교에 지원하고 있다.

동창회관이 없어 식당을 전전하면서 모임을 가졌던 동문들은 동창회관 건립의 필요성에 공감해 허화평(6회) 전 국회의원을 비롯해 건축과 조경, 설계 등 관련 분야에 종사하는 동문들과 일반 동문이 십시일반 힘을 보태 마침내 지난 1999년 모교 옆에 1층 규모의 동창회관을 건립하며 숙원을 풀었다.

◆총동창회 특징

포항고총동창회는 '자매기수'라는 독특한 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60년 동안 매 기수들이 존재하지만 9년을 터울로 이를 묶어 자매기수로 부르고 있다. 7회에서 16회, 16회에서 25회, 25회에서 34회, 34회에서 43회 등 7회부터 9년씩 터울로 자매기수가 정해진다. 이어 8회는 또 9년 터울로 8회 기수가 정해지는 방식이다.

이런 방식으로 맺어진 자매기수들은 말 그대로 가족 같은 유대감을 가지며 길흉화복을 함께 나누고 있다. 포고인 한마음 축제도 자매기수별로 정해져 치러질 정도다.

자부심도 대단하다. 김오근(31회) 사무국장은 "좋은 의미에서 포항에서 포고를 나오지 않으면 활동하는 데 지장이 많을 정도라는 말이 나돌 만큼 탄탄한 인맥을 자랑하고 있다"면서 "심지어 타 지역 학교 동창회에서 우리 동창회를 벤치마킹할 정도"라고 자랑했다.

◆동문들의 활약

영일만 앞바다의 드넓은 기상을 간직한 포항고는 동문들의 활약도 빛을 발하고 있다

정·관계에는 이진우(1회) 전 국회의원, 허화평(6회) 전 국회의원을 비롯해 박승호(23회) 현 포항시장과 조재정(29회) 고용노동부 정책실장, 이재준(32회) 수원 부시장, 손승락(23회) 남대구세무서장, 이상진(26회) 포항해양항만청장 등이 있다.

종교·문화계에는 화랑(22회) 동국대 정각원장 스님과 권창호(5회) 포항문화원장, 이대환(26회) 소설가가 이름을 올리고 있다.

교육계에는 이남우(1회) 전 상주대 총장과 최상하(5회) 영일고 교장, 이승명(8회) 신라대 교수, 배용일(9회) 포항대 교수, 모성은(31회) 한국지역경제학회장 등이 있다.

법조계에는 영덕지청장을 역임한 배용재(23회) 변호사와 이병한(32회) 원주지원장, 황영수(32회) 의성지원장 등이 있다.

포항고는 언론계 진출이 두드러진다. 양정봉(14회) 대구신문 편집국장과 박갑진(22회) KBS시청자본부장, 정정화(27회) 경북일보 논설주간, 이상은(28회) 중앙일보 시사미디어총괄 등이 있으며 이외에도 전국 언론사에서 활약하고 있는 동문이 수십 명이 넘는다.

무관으로 이상규(2회) 전 정보사령관과 장준익(3회) 전 육사교장, 손정목(23회) 해군교육사령관, 권태환(25회) 육군 소장, 신봉수(27회) 육군 준장 등이 국토방위에 여념이 없다.

포항·이상원기자 seagull@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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